(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공격수 해리 케인의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로 유럽 축구가 뜨겁다. 케인도 뮌헨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뮌헨 역시 토트넘에 이적 제안을 건넨 가운데 영국 유력 매체를 통해 토트넘의 반응이 나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한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11시즌을 소화하며 공식전 435경기 280골, 프리미어리그 통산 317경기 213골을 기록한 토트넘,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의 '리빙 레전드'다.
그는 토트넘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다. 토트넘이 201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낼 때부터 현재까지 팀의 주축이자 에이스다. 최근 들어선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2위에 오르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됐다. 1위는 앨런 시어러의 260골이다.
하지만 케인과 토트넘의 영원할 것 같았던 동행에 문제가 생겼다. 바로 토트넘의 무관 기록 때문이다.
토트넘은 2022/23 시즌을 리그 8위로 마감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진출에 실패하며 무관 기록을 이어갔는데, 영국 현지에서는 케인이 이런 상황 때문에 팀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영입이 시급한 뮌헨이 곧바로 케인의 상황에 주목했다.
먼저 추진했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같은 프리미어리그 내 맨유 이적이 무산되면서 케인은 처음에 거절했던 뮌헨의 관심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동생 찰리 케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끝에 독일 현지 매체에서는 이미 케인이 뮌헨과 개인 합의를 마쳤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뮌헨은 초기 7000만 유로(약 1006억원) 수준의 제안을 케인 영입을 위해 건네더니 토트넘이 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자 24시간 만에 30% 이상 올린 8000만 파운드(약 1331억원) 이적료로 2차 제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케인이 뮌헨 이적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뮌헨도 케인 영입을 이적료 추가 제안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그를 둘러싼 토트넘과 뮌헨의 기싸움 결말이 흥미진진하게 됐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현시점에서 문제는 토트넘이 케인을 매각할 생각인지, 아니면 아예 팔 계획이 없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라며 케인 이적 관련한 소식을 전했다.
플레텐베르크는 "뮌헨은 2024년 자유 계약으로 케인을 데려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구단 수뇌부는 케인이 뮌헨에 합류하고 싶도록 설득했으며, 현재 케인은 오직 뮌헨에만 합류하고 싶다고 신호를 보냈다"라며 케인이 뮌헨 이적만을 원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만 이 같은 뮌헨의 생각은 위험하기도 하다. 내년 여름 이적료가 사라진 케인이 굳이 독일꺼지 가서 선수 생활을 할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뮌헨은 이적료를 더 높일 방침이다. 독일 매체 '테체'는 "뮌헨은 소매에서 다음 에이스 카드를 꺼냈다"라며 뮌헨의 케인 영입 계획을 보도했다.
테체는 "칼 하인츠 루메니게 회장은 케인과 회담을 하고 그를 뮌헨으로 데려오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 다만 케인이 토트넘을 떠날지는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뮌헨은 케인의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1억 유로(약 1420억원)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은 당초 첫 번째 제안이었던 7000만 유로 제시 이후 8000만 파운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케인 영입을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1억 유로 수준의 제안까지 감당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레비 회장이 그간 케인 이적료로 1억 파운드(약 1651억원)를 요구했기에 뮌헨의 결단이 협상을 진전시킬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케인을 팔지 않겠다"는 자세에서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중계채널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은 케인의 경우 판매 대상이 아니(not for sale)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토트넘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내년 자유계약으로 그를 풀어주는 초강수를 둬서라도 케인을 올 여름 팔지 않겠다는 자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뮌헨이 막대한 이적료를 케인 영입을 위해 지불하더라도 모든 이적의 결정은 토트넘의 손에 달렸는데 양 측인 이적시장 초기인 지금 시점에선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다.
"케인을 팔지 않겠다"는 토트넘의 자세가 2년 전 맨시티 이적 불허 때처럼 계속 유효할지, 아니면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아닌 뮌헨엔 다소 유연할지 궁금하게 됐다.
아울러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가 케인 이적설에 대해 "케인이 뮌헨과 대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뮌헨 이적에 열려있다"라며 "하지만 이 거래는 선수 측과의 거래가 문제가 아니다. 이 거래는 다니엘 레비에게 달려 있다. 그는 케인을 판매할 의사가 없고 어떤 제안도 받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케인을 지키고 싶어 한다. 뮌헨에 몹시 어려운 일"이라며 레비 회장의 결정에 케인의 이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의미 심장하다.
뮌헨이 "홈구장 앞에 케인의 동상을 세워주겠다"며 '지키기' 초강수로 나서고 있는 레비 회장의 마음을 돌려 케인에게 독일행 비행기를 태울 수 있을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