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지수 기자) 울산 야구팬들 앞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희비는 홈런에서 갈렸다. 거인들이 빈공으로 고개를 숙인 반면 곰은 승부처에서 터진 큰 것 한방으로 고비를 넘기고 웃었다.
두산은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시즌 8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전날 2-1로 롯데를 꺾은 기세를 몰아 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SSG 랜더스에 역전패를 당한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올라서며 기분 좋게 7월을 시작했다.
양 팀은 이날 7회까지 2-2로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두산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5회초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롯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말 황성빈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한 뒤 6회말 잭 렉스의 동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2-2로 균형을 맞췄다.
게임 흐름은 8회초 두산 공격에서 바뀌었다. 두산은 무사 1루에서 양석환이 롯데 셋업맨 구승민을 무너뜨리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4-2로 만들었다.
두산은 이후 불펜진이 롯데의 저항을 실점 없이 잠재우고 4-2의 리드를 지켜냈다. 11개의 잔루를 남긴 부분은 옥에 티였지만 양석환의 홈런으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반면 롯데는 주말 3연전 첫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연장 10회말 윤동희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둔 이후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투수들이 제 몫을 해준 반면 타자들이 3경기 동안 4득점에 그치면서 연패에 빠졌다.
지난 1일 경기에서도 두산은 홈런의 힘을 톡톡히 누렸다. 1-0으로 앞선 9회초 무사 1루에서 김재환의 병살타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지만 곧바로 강승호의 솔로 홈런이 폭발하면서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다.
롯데는 9회말 공격에서 두산 마무리 홍건희가 흔들린 틈을 타 2-1로 쫓아갔지만 계속된 1사 1·2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두산 벤치가 투수를 정철원으로 교체한 승부수가 통하기도 했지만 강승호의 솔로 홈런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두산 타선은 시즌 72경기에서 총 50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SSG(74홈런)에 이어 리그 팀 홈런 2위에 올라있다. 팀 타율은 0.251로 10개 구단 중 9위, 팀 득점은 288득점으로 최하위지만 승부처에서 터져주는 홈런 한방이 두산이 5강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반면 롯데는 28홈런으로 '소총 부대'의 설움을 느끼고 있다. 이번 주말 3연전처럼 잔루가 속출할 경우 주축 불펜투수들만 소진한 채 경기를 내주는 악순환이 최근 반복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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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