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레스터 시티 레전드 제이미 바디가 중동행을 거절하면서 '낭만 축구' 일원으로 합류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30일(한국시간) "레스터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거부했다"라고 보도했다.
2012년부터 레스터에서 뛰기 시작한 바디는 레스터의 살아있는 레전드이다. 지금까지 바디는 레스터 유니폼을 입고 427경기에 나와 170골 68도움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선수 생활과 생계를 위해 공장일을 병행하던 바디는 마침내 프로선수가 되면서 2014년 레스터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바디는 2015/16시즌 리그 24골을 터트리며 레스터를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는 동화를 쓰면서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불렸다.
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한 바디는 오랜 시간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결국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했다.
그동안 매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기록하던 바디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단 3골만 기록했다. 그동안 팀의 득점을 담당해 온 바디의 득점력이 떨어지자 레스터는 지난 시즌 리그 18위를 차지하며 9년 만에 다시 2부리그로 돌아갔다.
1987년생으로 36세인 바디는 축구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약 기간도 1년 밖에 남지 않으면서 최근 스타플레이어들을 수집 중인 중동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가족들을 위해 단칼에 거절했다.
매체는 "바디는 사우디아라비아 1부리그 클럽 알 칼리즈를 포함해 여러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디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걸 거부했다"라며 "그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중동으로 이적하는 건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은골로 캉테(알 이티하드), 에두아르 멘디(알 아흘리),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이하 알 힐랄)가 중동으로 향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이다.
이로써 바디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막대한 연봉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중동행을 거절한 일명 '낭만 축구'의 일원이 됐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세계적인 축구스타를 수집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돈보다 꿈을 중요시해 중동행을 거절하는 선수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매체 '텔레문도'는 중동 축구를 거부한 5인으로 손흥민, 조세 무리뉴 AS로마 감독,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로멜루 루카쿠(인터밀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지난 26일 소개한 바 있다.
손흥민은 6월 A매치 기간 동안 중동 이적설이 언급되자 직접 "나한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뜻을 밝히면서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무리뉴 감독, 루카쿠, 메시도 중동행을 거절하면서 눈길을 끌었고, 모드리치는 최근 레알과 1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적설을 종식시켰다.
이들에 이어 바디도 현역 은퇴를 앞두고 막대한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가족과의 생활을 더 중요시 여기면서 '낭만 축구'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 텔레문도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