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양의지는 2010년 신인왕을 수상하는 등 두산의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고,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나가며 리그 최고의 포수로 거듭났다. 양의지가 데뷔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기도 전부터 이미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고, 주가가 점점 치솟았다.
양의지는 잔류 대신 이적을 택했다. 2018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총액 6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를 놀라게 만든 소식이었지만, 그만큼 본인에게도 팀을 옮기는 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결과적으로 양의지는 NC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2019년부터 4년간 매 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했고, 3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2020년에는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NC로서는 투자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4년간 NC팬들과 호흡한 양의지에게 또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한 양의지는 첫 FA와 마찬가지로 원소속구단에 남지 않았다. 대신 친정팀과 손을 잡았다. 안방 보강이 필요했던 두산이 양의지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고, 4+2년 총액 15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역대 KBO리그 FA 최고액이었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의문부호가 붙어있었다. 이적 전에 보여줬던 기량을 유지할지, 또 오랜 시간 안방을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더구나 4월 한 달간 양의지는 81타수 23안타 타율 0.284 1홈런 10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두산의 믿음이 성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의지의 5월 성적은 59타수 22안타 타율 0.373 3홈런 12타점. 6월에도 47타수 15안타 타율 0.319 2홈런으로 상승세가 계속 이어졌다. 덕분에 출루율(0.425) 2위, 타율(0.321) 5위, 장타율(0.481) 7위 등 각종 개인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는 수비에서도 시즌 개막 후 354이닝을 소화하며 주전 포수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장승현(153이닝), 안승한(31이닝)이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줬지만, 많은 시간 동안 안방을 책임졌다. 경기 외적으로도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선수가 가세했기 때문에 팀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선수들 못지않게 양의지의 복귀를 기다렸던 팬들은 '올스타 팬 투표'로 화답했다.
지난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1차 중간집계에서는 유강남이 34만7868표로 드림 올스타 포수 부문 1위를 달렸다. 양의지(29만7779표)보다 약 5만표 정도 앞선 상태였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19일 공개된 2차 중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양의지가 59만9072표를 획득해 유강남(57만5541표)을 앞질렀다.
이 추세라면 양의지는 2018년(울산) 이후 5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 무대를 밟을 전망이다.
NC 다이노스 시절이었던 지난해에는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출전 기회를 얻었고, '베스트12'에 선정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행사 및 경기가 취소됐다.
이제는 하루라도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빈자리가 느껴진다. 두산이 계속 중위권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양의지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양의지는 여전히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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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