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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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1위… 과소평가 받던 카도쿠라의 반전

기사입력 2011.06.12 12:43 / 기사수정 2011.06.12 12:4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사실, 과소 평가된 부분이 있다.

삼성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38)은 SK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4월에만 5승 평균자책점 1.84로 쾌속 행진을 펼쳤다. 일각에서는 20승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카도쿠라는 이후 승수 쌓기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으며 결국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2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9월 들어 세 차례나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으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도 2이닝을 던진 후 강판됐다. 그리고 시즌 뒤 SK는 카도쿠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그런 그는 삼성으로 적을 옮겼다. 삼성은 그의 무릎 상태에 대해 정밀 검진을 펼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실제로 현재까지 카도쿠라는 무릎에 아무런 이상 신호를 보이지 않은 채 맹투를 펼치고 있다. 11일 목동 넥센전서 7이닝 5피안타 3실점(1자책)으로 시즌 5승(3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2.28까지 끌어내렸다. 2.34의 김선우(두산)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

누구도 카도쿠라가 평균자책점 부문을 접수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무릎 상태를 두고 SK와 설왕설래할 때 자연스럽게 야구 팬들은 그에 대한 의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삼성이 그를 선택하자 되려 '위험한 한 수'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더구나 로페즈 트레비스(이상 KIA) 리즈 주키치(이상 LG) 니퍼트(두산) 등이 영입되거나 부활하면서 찬밥 신세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4월에만 5승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한 이후 5~9월 평균자책점은 3.13-3.71-4.05-3.27-4.05로 전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갔다. 승수도 5월까지 8승이었으나 6~9월 0승-3승-2승-1승으로 페이스가 더뎠다. 9월에는 피안타율이 0.313으로 구위 자체도 떨어졌다는 평가 속에 용두사미의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의 선택은 '신의 한수'가 됐다. 올 시즌 카도쿠라는 작년과는 정반대의 사이클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첫 2경기서 7⅔이닝 5자책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카도쿠라는 이후 완봉승 한차례 포함 6차례 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작성했으며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서 5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따낸 후 5일 잠실 두산전 5⅓이닝 2실점에 이어 이날 목동 넥센전서 3경기만에 퀄러티 스타트를 잡아내며 3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초반 극심한 득점 지원의 가뭄으로 승수 쌓기가 더뎠으나 이제는 완전히 탄력을 받은 분위기다. 12일 현재 득점지원율은 4.31. 그의 평균자책점과 비교했을 때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이닝 3자책 이하 특급 투구도 4회이고 선발 평균 이닝도 6.09로 8위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는 투수라고 단정을 지을 수도 없고 올 시즌 이름값도 높고 성적도 좋은 다른 팀 외국인 에이스보다 확실히 낫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카도쿠라가 더 이상 과소평가를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로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카도쿠라에게 남은 관문은 여전히 무릎을 보는 상반된 시선을 극복하는 일이다. 실제 카도쿠라는 예리한 핀 포인트 제구력을 과시하기보다 홈 플레이트에서 살짝살짝 변하는 스플리터 등을 내세워 타자를 유인하는 유형의 투수다. 게다가 와인드업 시 투구폼도 하체를 완전히 타자 쪽으로 내딛지는 못한 채 상체에 의존한다는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까지 구위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삼성의 6인 로테이션 속 누구보다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큰 문제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 카도쿠라가 과소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사진=카도쿠라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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