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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울고 두산 웃은 최형우 2루타, 잠실 외야 펜스에 엇갈린 희비

기사입력 2023.06.12 01:3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잠실야구장 외야 펜스 구조물이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9번째 맞대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5위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시즌 9차전에서 3-2로 이겼다. 2연패를 끊고 6위 KIA와의 격차를 2.5경기로 벌려놨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 곽빈이 6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허리 통증 속에 두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던 아쉬움을 풀려는 듯 힘 있는 강속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과감하게 꽂아 넣으며 KIA 타선을 제압했다.

두산 타선도 곽빈에 힘을 실어줬다. 양의지가 1회말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희생 플라이를 쳐냈고 4회말 터진 강승호의 1타점 3루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강승호는 이후 이유찬의 내야 땅볼 때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결정적인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두산을 도운 건 또 있었다. 3-2로 앞선 6회초 2사 후 호투하던 곽빈이 KIA 최형우에 장타를 허용했고 타구는 잠실야구장 좌측 펜스를 넘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형우의 타구는 잠실야구장 좌측 펜스 상단 노란색 봉을 맞고 나왔다. 심판진은 빠르게 홈런이 아닌 2루타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KIA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TV 중계 화면상으로 최형우의 타구가 담장을 완전히 넘어가지 못하고 노란색 봉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게 확인됐다.

잠실야구장은 홈 플레이트부터 좌우 펜스까지 100m, 중앙 펜스까지 125m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다른 구장보다 홈런을 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펜스 상단 노란색 봉을 맞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최형우의 타구는 펜스 높이가 6m에 이르는 롯데 자이언츠의 홈 구장 사직야구장과 드넓은 잠실야구장 정도를 제외하면 어느 구장이든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실야구장 펜스의 노란색 봉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KIA 입장에서는 지난 9일에도 소크라테스의 타구가 노란봉에 맞고 튕겨 나와 홈런이 불발됐던 가운데 불과 이틀 만에 최형우까지 불운을 겪었다. 

그나마 9일 경기에서는 두산을 7-3으로 이겨 아쉬움이 덜했지만 이날은 한 점 차로 석패했기 때문에 경기장을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반면 두산은 행운이 따랐다. 7~8회를 이영하, 9회를 홍건희가 깔끔하게 막아준 것도 있지만 6회 동점을 허용했다면 게임 흐름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 수 없었다.

두산 곽빈은 11일 경기 종료 후 "이틀 전 소크라테스 선수의 타구도 펜스 상단에 맞고 튀어나왔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최형우 선배님의 타구도 홈런이 아니라 2루타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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