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K팝을 넘어 전 세계를 선도해 나갈 'K-뮤직비디오' 시장의 힘, 구자욱 감독의 비전은 확실하다.
그룹 뉴이스트, NCT U, 세븐틴 부석순 등의 라이브 클립 영상을 시작으로 밴드 카디(KARDI), CIX(씨아이엑스)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써드아이비디오 구자욱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최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및 광고 업계에서 활동해온 구 감독은 K팝의 성장과 함께 뮤직비디오 시장 역시 큰 변화를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뮤직비디오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되는 뮤직비디오가 아닌 새롭고 신선한 뮤직비디오에 대한 갈증이 크다.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해외 팬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연말 전 세계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룹 뉴진스 '디토'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신우석 감독 등 광고계 대가들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업계 지각 변동 역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신우석 감독님은 광고 업계에서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분이다. '디토' 뮤직비디오 연출했다는 자체만으로 큰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신 감독님뿐만 아니라 엔하이픈과 작업한 유광굉 감독님 역시 특유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광고계에서 독보적인 분이다. 이처럼 업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더욱 다채로운 영상이 탄생할 수 있게된 것 같다."
수십 초의 짧은 제품 혹은 브랜드 광고에서 3분 여 뮤직비디오로 노래의 임팩트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작업 방식 변화. 구 감독은 이 과정에서 차이점보다 유사성을 더 크게 느꼈다고 했다. "작업 환경이나 스태프 구성 등은 굉장히 다르지만 연출가 입장에서 긴 호흡의 광고를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이 이를 바라보며 이미지적으로 잔상이 남아서 노래를 계속 흥얼거리게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빠른 피드백도 색다른 재미다. 구 감독은 "팬들끼리 서로 공유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입소문은 부수적인 게 아니라 가장 큰 힘이다. 요즘은 광고 영상을 보고 제품을 구입하기보다 누군가의 리뷰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 팬들 스스로 바이럴을 하고 새로운 팬을 '입덕'시키기 위해서는 코어 팬들의 만족감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라 밝혔다.
그 역시도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게 됐다고. 세계관을 찾기 위해 이전 앨범부터 행적을 따라가본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지게 되면서 앞으로도 이들과의 세계관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는 구 감독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만 하더라도 책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소스들이 새로운 산업으로 이어지지 않나. 아이돌 세계관 역시 노래는 물론 영상, 영화 등 다양하게 확장되어 가고 있다. 팬들은 이를 따라가다 보면 완성된 세계관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정말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구 감독의 고민과 연구 그리고 그와 동행하는 수많은 팀원들의 노력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계속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를 위해서는 작업 환경 및 처우 개선 등 뒷받침되어야 할 것들은 많지만 구 감독은 K팝 시장의 발전과 함께 점차 좋아지고 있으며 모두가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K팝 시장에서 보여지지 않은 다양한 면들을 뮤직비디오로 담아내 더욱 확장된 이야기를 향유하고 싶다는 그다. "개인적인 강점 중 어두운 이야기를 다루는 능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K팝 특성상 밝은 이야기만 추구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어두움도 존재하지 않나. 조금은 다루기 불편할 수도 있는 어두운 소재들을 K팝 뮤직비디오를 통해 다뤄볼 예정이다."
"우리 사회에는 어둡고 습한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들을 금기시하기 보다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서 공감하고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K팝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사회적으로도 더 변화할 수 있고 새로운 문화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누군가는 이를 통해 위로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가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 구 감독은 가수 윤하를 꼽으며 "'사건의 지평선'과 같이 스토리에 부합하는 최고의 곡을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통해 '스토리의 힘'을 강조한 구 감독의 더욱 확장된 '세계관의 세계'를 기대하며, 다음 행보에 대한 응원이 더해졌다.
사진=써드아이비디오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