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는 듯했지만 결국 실책은 롯데 자이언츠의 발목을 잡았다. 안방에서 4연패의 늪에 빠지며 개막 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6-7로 졌다. KT의 시즌 첫 시리즈 스윕의 희생양이 되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1회초 KT에 선취점을 내준 뒤 3회 1실점, 4회 2실점 하면서 초반 흐름을 완전히 뺏겼다. 설상가상으로 타선까지 KT 선발 배제성에 5회까지 무득점으로 막혔다.
0-4로 끌려가던 5회초에는 어이없는 실책까지 나왔다. 2사 1루에서 강현우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유격수 이학주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상황이 2사 1·2루로 악화됐다.
이어 곧바로 황재균에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스코어는 0-5로 벌어졌다.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날 수 있었던 가운데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불필요한 점수를 헌납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평소 문책성 교체를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6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유격수 이학주는 김민수로, 1루수 고승민은 정훈으로 바꿨다. 3루수로 선발출전한 박승욱이 유격수로 이동했고 김민수가 3루수로 투입됐다.
선수들도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당부하는 벤치의 메시지를 읽었다. 0-5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김민수의 3루타로 반격의 물꼬가 트였고 박승욱의 볼넷 출루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유강남이 내야 땅볼에 그쳤지만 3루 주자 김민수의 득점으로 한 점을 만회했다
롯데는 계속된 2사 1루에서 김민석의 1타점 2루타로 추격을 이어간 뒤 정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5-3으로 따라붙었다. 최고참 전준우의 2점 홈런까지 폭발하며 순식간에 5-5로 균형을 맞췄다. 롯데 벤치가 대타 투입으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기보다는 문책성 교체로 만들어진 반전이었다.
기세를 몰아 게임을 뒤집고 승리로 장식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KT와 9회 한 점씩을 주고받은 끝에 돌입한 연장전에서 뒷심이 부족했다.
연장 12회초 1사 만루에서 KT 이상호의 스퀴즈 번트가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롯데 내야진은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경험이 풍부하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이상호는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의 5회초 실책으로 인한 실점이 없었다면, 0-4의 스코어가 유지됐다면 경기의 향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모르기에 롯데가 느끼는 아쉬움은 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KT를 몰아붙인 저력은 충분히 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승리를 얻지 못했다. 실책 하나로 게임을 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결국은 무릎을 꿇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