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SSG 랜더스가 볼보이 때문에 귀중한 점수를 잃었다 추가점으로 한숨을 돌렸다.
SSG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5-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SSG의 시즌 전적은 13승 7패(0.650)가 됐다.
1회 1점, 3회 2점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던 SSG는 5회초 선두타자 추신수의 볼넷 이후 세 타자 연속 출루로 무사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균형을 맞췄다.
눈길을 끄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김강민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1사 1, 2루서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김진성의 7구째 직구를 밀어쳤다. 1루심은 오른쪽 선상에 떨어진 타구에 대해 페어를 선언했다.
그런데 1루 파울 라인 바깥쪽에 앉아있던 볼보이가 타구를 파울로 판단했다. 이후 1루쪽 펜스를 튕겨맞고 나온 공을 건드렸다. 볼보이의 글러브에 굴절된 타구는 급격하게 느려졌고, 그 사이 2루주자 최정에 이어 1루주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홈으로 쇄도했다. 타자주자 오태곤은 2루에 도달했다.
LG 벤치에서는 파울 및 페어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심판진은 홈으로 들어온 에레디아에게 3루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볼보이가 타구를 건드리는 순간 '볼데드'가 선언됐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간한 <2023 KBO 공식야구규칙> 6.01 방해, 업스트럭션 (d) 의도하지 않은 방해 조항에 따르면, 'KBO에서는 외야에 위치한 볼보이의 신체 및 볼보이가 소지한 일체의 장비(의자 포함)에 맞았을 경우 고의 여부를 불문하고 2개 베이스가 주어진다'고 명시돼 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이후 마이크를 잡고 해당 내용을 관중에게 설명했다. 에레디아의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SSG 원정 팬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오태곤은 타점 한 개를 날렸다. 그러나 1사 2, 3루서 타석에 들어선 박성한이 1루 땅볼을 치고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점 차로 안심할 수 없었던 SSG 입장에서는 그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