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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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헌신해야 한다"...적장으로 대구 찾은 이승엽 감독의 출사표

기사입력 2023.04.26 13:03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만큼 두산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 취소됐음에도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인터뷰 진행으로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곳,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로 성장한 곳 대구를 지도자로 그것도 삼성의 상대팀 사령탑으로 처음 찾은 사실 하나만으로 수많은 취재진이 몰리고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삼성의 레전드, 상징, 혼, 팀 그 자체였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467홈런을 쏘아 올리고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 감독의 업적은 한 줄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 감독이 지난해 11월 두산 제11대 사령탑으로 부임했을 때도 삼성이 아닌 두산에서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데 놀랐던 팬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첫 대구 방문도 자연스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과는 다르게 이 감독은 담담하다. 삼성에서 받았던 팬들의 사랑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하고 감사한 추억이지만 지금은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는 만큼 자신이 집중해야 할 부분이 명확하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이제는 공사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내가 선수 때 삼성에서 뛰면서 받은 사랑과 애정은 잊을 수 없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고 좋은 시절을 여기(대구)서 보냈는데 팬들께는 한도 끝도 없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 지도자를 시작했고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내가 어떻게 삼성에 대한 애정을 보일 수 있겠나. 지금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만큼 두산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없다면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삼성팬들도) 이해를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삼성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후배 선수들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그라운드에서 오가며 가벼운 인사는 나눌 수 있겠지만 이 감독은 삼성 선수들과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이 감독은 "자연스럽게 만나는 건 당연히 거부할 일이 없지만 인위적으로 만나는 것 조금 그렇다"고 웃은 뒤 "(삼성은) 내가 예전에 뛰었으니까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다. 삼성 선수들은 나를 봐도 멀리서 눈 인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구팬들을 향한 인사의 방법도 고민이다. 이 감독은 일단 따로 그라운드에 올라가는 시간을 마련하기보다는 두산이 승리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마친 뒤 팬들을 마주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감독은 "팬들에게 인사하는 건 경기 전후로 타이밍이 오지 않을 것 같다. 우리가 이기면 그라운드에 나가야 하니까 그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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