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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불운'에 눈물 흘린 맨유 3인방

기사입력 2011.05.31 08:05 / 기사수정 2011.05.31 08:05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박지성은 이들에 비하면 챔피언스리그 행운아였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나니를 비롯해 '중원의 핵' 대런 플레처는 챔피언스리그 불운에 고개를 떨어트렸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맨유는 29일(한국시각)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 1-3으로 패했다. 맨유는 최강 바르셀로나를 맞아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맥없이 무너졌다.

사실 세 명 모두 선발 출전 가능성은 지극히 낮았던 게 사실이다. 이미 현지 언론에서 보도한 예상 선발 명단과 퍼거슨 감독의 생각은 100% 일치했다.

하지만 베르바토프의 명단 제외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베르바토프를 대신해 리그에서 2골에 그친 마이클 오언을 서브에 포함시킨 점은 꽤 충격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퍼거슨 감독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 마지막 순간에 골을 넣어줄 선수로 경험 많은 오언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명단 제외 소식을 통보받은 베르바토프는 크게 실망한 나머지 경기 시작 직전 웸블리 스타디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바토프에 비하면, 그래도 나니는 상황이 좋은 편이다.

나니는 세 차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한 경기가 한 차례도 없다. 2007/08 시즌 결승전에 교체 출전과 달리 2008/09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따라 나니는 이번 결승전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막강한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수비력이 떨어지는 나니를 대신해 박지성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다. 올 시즌 10골 18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전술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후반 24분에서야 교체 투입된 나니는 실점 장면에 빌미를 제공하는 등 실망감을 남긴 채 물러났다.

나니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는 점에 정말 실망스럽다. 나는 올 시즌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안타까운 감정을 내비쳤다.

반면 플레처는 단 1분도 결승전에 출전한 경험이 없다.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플레처는 최근 2개월 동안 부상에 허덕이는 사이 라이언 긱스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플레처는 지난 23일 블랙풀과의 프리미어리그 최종 라운드에 선발 출전하며 기대감을 품었지만 퍼거슨 감독은 그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선발 출전이 무리라고 판단을 내렸다.

결국 맨유는 캐릭-긱스 조합을 앞세워 바르셀로나에 맞섰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중원에서 기동력의 열세를 보인 맨유는 플레처의 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다. 플레처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플레처의 불운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주전 멤버로 등극하며 결승전 출전이 유력했던 플레처는 아스날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뜻하지 않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결장했다. 맨유는 이번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 0-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에도 맨유팬들은 플레처의 부재를 패인으로 꼽았다.

[사진 ⓒ 미러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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