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18:32
스포츠

'부진투' 박현준, 선발 롱런 포크볼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1.05.30 04:40 / 기사수정 2011.05.30 04:4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결론은 포크볼이다.

LG 토종 뉴 에이스 박현준(25)이 29일 목동 넥센전서 3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의 부진투로 시즌 2패(7승)째를 맛봤다. 2경기 연속 승수 쌓기 실패. 평균자책점도 2.62서 3.29로 치솟았다. 이날 그는 올 시즌 최소 투구수(72개)를 기록했으며 최소 이닝, 최다 실점 기록을 세웠다. 이날 부진은 올 시즌 등판할 때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 조짐이 보였다

사실 박현준은 최근 몇 경기서 압도적인 피칭을 한 건 아니었다. 5월 들어 직구 최고 구속도 140km대 중반으로 다소 떨어졌고 주무기 포크볼의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슬라이더나 커브의 비중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날은 전체 투구수 중 포크볼을 단 11개만 던졌고 직구 제구도 좋지 않았다. 기본 투구 매뉴얼인 직구와 포크볼이 동시에 말을 듣지 않다 보니 타자와 승부할 여력이 없었다. 1회 조중근에게 직구를 던지다 투런포를 맞았고 3회에는 직구 제구 난조로 연이은 볼넷을 내주더니 강병식은 자연스럽게 슬라이더를 노려 초구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4회 볼넷, 야수 선택,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됐다.

박현준은 올 시즌 첫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과거 2군서 선발로 나섰지만. 치열한 두뇌 싸움과 체력싸움은 1군과 비할 바가 못 된다. 4월부터 연일 빡빡한 승부 속 상대 에이스들과의 대결서 승리를 따냈지만, 한번쯤은 하강 사이클을 탈 때도 됐다. 실제 4월 호투 행진을 벌였던 니퍼트(두산) 차우찬(삼성) 등도 5월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한 번 부진한 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소리다.



▲ 포크볼이 살아야 한다

이날 부진투는 본격 여름 승부를 앞둔 박현준에게 보약이 될 수 있을까. 결국, 박현준은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이 살아나야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 특히 박현준표 포크볼은 주로 좌타자 몸쪽 부근에 가라앉으면서 형성됐다. 왼손 타자는 사이드암인 박현준의 투구 궤적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지만 막상 몸쪽으로 가라앉는 볼에 정타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올 시즌 박현준의 왼손 타자 피안타율은 오른손 타자(0.273)에 비해 낮은 0.245. 때문에 박현준을 상대하는 팀은 사이드암을 상대하는 주요 공식인 왼손 타자 '줄줄이' 배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날 넥센은 조중근 알드리지 강병식으로 이어진 좌타 클린업 트리오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향후 박현준의 직구 제구가 말을 듣지 않고 포크볼마저 구사 빈도가 떨어진다면 그를 상대하는 팀은 왼손 타자를 집중적으로 내세워 특정 구질을 노려칠 가능성이 크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수준급으로 던지지만 전혀 공략하지 못할 볼은 아니었다는 게 최근 등판서 증명됐다.

이 밖에 직구 스피드도 좀 더 끌어올린다면 금상첨화다. 이는 한여름 체력 문제와 연관이 있다. 박현준은 올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이 무려 5차례였다.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퀄러티스타트 혹은 그에 준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게다가 1군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 소화가 올해 처음이란 걸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한번쯤 피로가 쌓일 법도 하다. 이 부분은 결국 본인의 몸 관리와 직결돼 있다.

일단 29일 목동 넥센전 부진투는 단순 1회성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현준으로썬 본인의 주무기가 말을 듣지 않고 제구가 높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낀 한 판이었다. 봉중근이 시즌 아웃되면서 토종 선발진을 이끄는 에이스가 된 박현준. LG의 여름 순위 싸움 운명은 어쩌면 박현준의 포크볼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LG는 그의 오른팔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