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7.21 09:58 / 기사수정 2005.07.21 09:58
이승엽(29. 롯데 마린스)이 20일 삿포로 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일본프로야구 전반기 최종전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의 폭풍 타를 휘두르며 성공적인 전반기를 마감했다.
2회와 4회 유격수 땅볼과 2루수 직선타로 아쉬움을 남긴 이승엽은 4:0으로 앞서고 있던 6회 1사 1, 3루의 기회에서 상대 선발 가네무라의 4구째를 통타해 멋진 우월 2루타를 만들어 첫 타점을 기록했다.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어 낸 점도 그렇지만, 또다시 상대의 변화구를 공략해 만든 의미 있는 2루타였다. 시즌 17번째 2루타. 롯데에 0-6으로 끌려가던 니혼햄은 6회 말, 기모토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4:6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7회 터진 이승엽의 한 방에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7회 초, 롯데가 한점을 더 추가하며 7:4로 앞선 2사 1, 2루의 상황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등장했고, 니혼햄은 이승엽을 막기 위해 좌완 요시자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승엽이 좌완에 약하다고 판단한 니혼햄의 승부수. 하지만, 이승엽은 요시자키의 초구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시즌 22호 홈런을 기록하며 니혼햄의 추격 의지를 완전하게 꺾어버렸다. 이 날 경기는 이승엽의 약점으로 줄곧 지적되어 왔던 변화구, 그 중에서도 포크볼에 대한 공략과 좌완 투수들에 대한 공략 모두가 정상 궤도에 올라 일본 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했음을 알리는 경기였다. 이승엽이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던 두 가지를 완벽하게 이겨낸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보여주었던 스타성과 ‘위기에서의 한방’으로 일본 야구계에 점점 더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이승엽은, 후반기에 발렌타인 감독의 두터운 신임은 물론이고 좀 더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 날 경기에서는 7회 터진 홈런보다는 4회와 9회 터진 두 개의 2루타에 더욱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홈런은 꾸준하게 터트리며 감을 이어갔지만, 타율이 2할 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쳐 안타를 많이 생산해 내지 않으면 자칫 전체적인 슬럼프로 연결될 수 있었기 때문. 더군다나 플래툰 시스템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이승엽인지라, 홈런 못지않게 꾸준한 안타로 인한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했었다. 19일 열렸던 경기에서도 이승엽은 전날 결승 홈런에 힘입어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볼넷 하나만을 얻었다. 그리고 20일 경기에서도 두 번째 타석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 내심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6회 가네무라의 컷 패스트볼(커터)을 정확하게 잡아당겨 우월 2루타를 만들어 내면서 홈런으로 만든 자신감을 좋은 타격감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던 9회에서 터진 2루타가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은 증거이기도 하다. 대량으로 앞서고 있었던 상황이라, 타석에서의 집중력은 아무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9회 잡은 기회에서도 이승엽은 상대의 공을 정확하게 밀어쳐서 좌측 2루타를 만들어냈다. 공을 배트 중심에 맞추는 타이밍은 물론이고, 배트 컨트롤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얘기. 이승엽은 이 날 경기에서만 5타점을 보태며, 일본 진출 후 통산 100타점을 돌파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게다가 홈런도 팀 내 1위, 리그 전체 5위를 기록하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성공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전반기 마지막에 보여주었던 쾌조의 타격감만 이어간다면 시즌 전 목표로 했던 2할 9푼-30홈런-100타점을 충분히 넘어서, 지난해의 부진을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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