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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문성민' 전광인, 韓배구 갈증 해소하다

기사입력 2011.05.29 08:04 / 기사수정 2011.05.29 14:0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남자배구 국가대표 4번' 매우 익숙한 번호다. 4번은 경기대 시절부터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온 문성민(25, 현대캐피탈)의 고유 번호다. 문성민은 경기대 시절, 당시 팀에서는 7번을 달았지만 대표팀에서 4번을 달면서 어느새 자신을 상징하는 번호로 자리매김했다.

이 번호를 달고 출전한 대표팀 초년생은 코트를 날아다녔다. 시니어 국가대표 첫 경기에서 당당하게 주전으로 기용된 전광인(20, 성균관대)은 "(여)오현이 형이 (문)성민이 형의 번호를 달았다고 말씀해주셨다. 성민이 형만큼 잘할 수 있을까 부담감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대표팀 에이스의 고유번호를 품에 안은 전광인은 27년만에 쿠바를 잡은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D조 예선 쿠바와의 첫 경기에서 전광인은 20득점을 올렸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레프트 주 공격수인 전광인은 서브리시브와 공격이 주 임무였다. '월드 리베로'인 여오현(32, 삼성화재)과 함께 서브리시브를 도맡았고 해결사 노릇까지 수행했다. 경기대 2학년 시절, 화려하게 시니어 대표팀에 신고식을 치른 문성민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았다.

장점도 문성민과 비슷하다. 193cm인 전광인은 공격수치고 그리 크지 않은 신장을 지녔다. 하지만, 서전트 점프가 90cm에 이를만큼 뛰어난 탄력을 지녔다. 움직임도 현재 뛰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민첩했다.

박기원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전광인의 장점은 누구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무대에 적응하려면 더욱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빠른 배구'를 추구하는 박 감독의 시선에 전광인은 '숨겨진 보석'과도 같았다.

전광인은 성균관대 주공격수로 뛰고 있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전광인 본인도 "시니어 국제대회 첫 무대에서 주전으로 출전하게 돼 부담감이 들었다"고 자신의 속내를 공개했다.

선배들의 격려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밝힌 그는 "대표팀에 들어와서 배운 것이 너무 많다. 여러 형들과 많이 대화를 나누면서 그 분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내 공격수들은 여전히 높게 포물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토스에 익숙해져 있다. 낮고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빠른 토스는 여전히 국내 공격수들에겐 낯설다. 전광인은 쿠바와의 1차전을 통해 한국배구가 한층 빨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전광인은 공격 득점뿐 아니라 블로킹도 팀내 최고 득점(3점)을 기록했다.

박기원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전 공격수들이 전부 빠진 점이 큰 고민"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박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준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전광인이었다. 부상으로 후보 엔트리조차 오르지 못한 문성민의 공백을 전광인은 첫 경기에서 훌륭하게 메워주었다.

전광인은 "앞으로 나를 연구해서 들어오는 상대 팀을 대비하기 위해 더욱 빠른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전광인, 한국남자배구대표팀 (C) FIVB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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