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9 10:29 / 기사수정 2011.05.29 10:29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이쯤 되면 진지하게 논해 볼 때다.
5월 순위 싸움의 다크호스로 도약한 한화가 28일 잠실 두산전서 승리하며 주중 SK에 당한 2연패 상처를 말끔히 씻어냈다. 19승 27패 2무가 된 7위 한화는 이날 두산전마저 승리한다면 20승 고지를 밟음과 동시에 두산에 승차 없이 승률서 앞서 6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최근 분위기로 보나 투타 밸런스로 보나 현 상황서 한화가 단순히 꼴찌 탈출에만 목표를 둬선 안 될듯하다. 과연 한화는 4강 진입이 가능할까.
▲ 못할 것도 없다
한화는 류현진 장성호를 제외하고 이름값에서 특출난 선수가 없다. 강동우는 잊힌 스타였으며, 박정진 정원석 이대수처럼 뒤늦게 빛을 보는 케이스의 30대 스타가 주름잡고 있다. 젊은 피의 기수인 4번 타자 최진행은 홈런 10개로 3위에 올라있으나 한대화 감독에게 거의 매일 꾸중을 듣는다. 그만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채찍질인 셈이다. 이렇듯 한화는 아직 덜 다듬어진 젊은 선수가 즐비하다. 어찌 보면 공포의 외인구단 같다. 그런 이들이 5월 들어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성장 가능성을 타진 받고 있다. 이기는 경기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부쩍 자신감을 갖고 있다. 최근 한화 경기를 보면 화끈함이 넘쳐난다.
27일 잠실 두산전 11-10으로 앞선 9회 1사 2,3루 상황서 후속 두 타자를 막아내 데뷔 후 첫 세이브를 따낸 김혁민은 25일 대전 SK전서 무너졌으나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고 28일 완봉승을 따낸 양훈도 3년만의 선발 전환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5월 들어 다소 주춤한 안승민은 시즌 초반부터 조금씩 알 껍질을 벗고 있다. 타선에서는 베테랑 강동우 정원석이 앞에서 끌어주고 최진행 이양기 등 젊은 선수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있다. 5월 팀 득점권타율이 0.306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장, 단타와 기동력이 어울려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5월 8번의 3연전 중 5차례나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냈다.
29일 현재 한화는 4위 KIA에 5경기 차로 뒤져있다. 한 달 전 4월 30일 경기 후 공동 3위 삼성 LG에 6.5경기 뒤져있었는데 그걸 1.5경기 좁혀 놓은 것이다. 지속적인 흐름 유지가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한 팀의 폭발력은 으레 예측하기가 어려운 법. 타선은 결국 흐름을 타겠지만 영건을 내세운 선발진과 박정진을 내세운 불펜이 꾸준히 자기 몫을 해준다면 4강 싸움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외국인 마무리 오넬리도 최근 나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고, 만약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전 롯데)의 영입이 현실화가 돼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면 한화는 단순히 다크호스를 넘어 4강 싸움의 태풍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그래도 쉽지 않다
현실론이다. 여전히 한화는 전력의 기본 뼈대가 약하다. 에이스 류현진은 확실히 지난해만 못한 모습이고 불펜도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 언제 터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한 여름들어 각 팀 불펜 소모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믿을만한 구원 투수가 적다는 건 한화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영건 선발진도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 교체 시도로 분위기를 바꿔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약한 전력이 180도 바뀌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5월 몇 차례의 연승으로 분위기를 탄 건 사실이지만, 반대의 관점에선 그만큼 하강 사이클을 탈 때도 됐다. 5월 들어 거의 매 경기 쉽게 물러서지 않고 100% 전력을 짜냈음에도 현실은 여전히 최하위권서 얼마 올라서지도 못했다. 한대화 감독이 여전히 4강 진입 타진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의 현실론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어쨌든 이유를 불문하고 한화가 4월 무기력한 모습을 떨쳐버리고 최근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 프로야구의 흥행에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원래 의외성이 강한 데. 한화가 예상을 뒤엎고 5월 잦은 역전승으로 야구의 묘미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위대한 도전'임에는 틀림없다. 4강 진입이 가능하든 그렇지 않든 한화의 5월 선전에 돌을 던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쨌든 분명한 건 한화가 순위 싸움의 다크호스가 됐다는 것이다.
[사진=한화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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