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 PD "'부산 양정동 모녀 살인 사건' 유가족 동의로 얼굴 공개"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국가수사본부'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국가수사본부'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100%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치열한 24시간을 그려내 끝을 보는 사람들의 차원이 다른 진정성을 담아내겠다는 의도로 제작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을 연출한 배정훈 PD의 신작이자 첫 OTT 연출작이다. 

이날 배정훈 PD는 "지난 3일부터 웨이브 통해 공개됐다. 제가 국가수사본부 건물에 갔던 게 지난해 3월이었으니 꼬박 1년이 걸린 프로젝트였다. 당시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던 배경은 10년 가까이 '궁금한 이야기Y'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제작하면서 느꼈던 경찰의 현장 취재때문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경찰이 실수하거나 잘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현장에서 더 많이 목격하게 되는 건 경찰분들이 수사를 잘 하고 있고 무척 고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양적으로 훨씬 많았다. 이런 값진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할 수 없을까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경찰이 수사를 얼마나 잘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결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국가수사본부'는 배정훈 PD 스스로 '가장 잘 만든 콘텐츠'라고 자부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제 입으로 다시 이야기하려니 자랑 같은데 사석에서 동료들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촬영하면서 이렇게 생생한 현장에서 촬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경우에는 몇 년 전의 사건을 수년 후에 탐문해서 관계인을 만나거나 자료와 영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국가수사본부'는 현장부터 촬영할 수 있었다. 또 웨이브와 함께하면서 충분한 제작 기간 동안 그동안 하지 못한 고민들을 많이 나눴다. 장비 또한 SBS가 갖고 있지 않은 장비를 두 대나 구입해서 사용했다. 휴대폰으로 보신 분들은 못 느끼셨을 텐데 TV로 보신 분들을 아실 거다. 4K로 제작했고 영화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내용은 대단히 사실적인데 화면은 비현실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참혹한 사건 현장을 다루다 보니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화면 수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배정훈 PD는 "예를 들어 '사체의 화면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과거 관행대로 했다면 블러 처리를 진하게 하는 정도로 그치겠지만 '국가수사본부'에서는 다르게 해보려고 했다. 1,2회 부산 양정동 모녀 사건의 경우엔 채도를 다 빼서 빨간색이 없다. 시청자들에게 빨간색이 주는 잔혹함을 경험시키고 싶지 않았다. 또 잔상으로 이해하게끔 화면을 만들었다. 급박한 방송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 모녀의 신상을 공개한 부산 양정동 모녀 살인사건 비하인드도 전했다. 배정훈 PD는 "1심 재판이 시작될 무렵, 2주 전에 피해자 남편과 생존한 남동생을 만나 방송 여부와 화면 처리 등 그분들의 의사를 충분히 물어봤다. 유가족분들은 오히려 얼굴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뭘 잘못한 게 있다고 가리냐. 오히려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방송 직전에 다시 한번 물어볼 테니 충분히 상의해달라고 했는데 역시나 동일한 입장이었다. 덕분에 피해자 두 분의 다정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기억되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9월 발생해 피의자가 75일 만에 구속됐다.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배정훈 PD는 "기간으로 따지만 5개월 정도 취재를 한 사건이다. 아직 재판 중이고 제작진이 꾸준히 재판을 방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내일 일주일 동안 지방으로 출장을 간다. '국가수사본부'에 도움을 준 형사분들을 만나서 인사하고 삼겹살이라도 쏘려고 한다. 또 부산 양정동 모녀 사건은 재판할 때마다 유가족분들을 만나 뵙고 있는데, 이번에도 가는 김에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일 첫 공개 이후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4일에는 8,9회가 공개된다. 

사진 = 웨이브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