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여부는 박지성의 활약에 달렸다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맨유 경기를 통해 최전방에 치차리토만을 배치하고 박지성, 루니, 발렌시아의 공격진을 수비까지 적극 가담시키는 전술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박지성은 압박과 견제를 통해 상대가 원활한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전진 패스를 통해 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구실을 맡는다. 물론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최전방까지 올라가 득점을 노리는 것도 박지성의 역할 중 하나다.
바르셀로나는 사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등 3명의 미드필더부터 시작되는 점유율 축구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메시, 비야, 페드로 스리톱을 통한 공격과, 라이트백 아우베스의 공격 가담은 바르셀로나를 세계 축구의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수많은 팀들이 바르셀로나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많이 뛰기만 해서는 바르셀로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증명된 바 있다. 천하의 무리뉴 감독 역시 바르셀로나 앞에선 볼 점유율을 포기하고 역습을 통한 한방에 집중했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왼쪽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는다. 박지성은 사비와 페드로, 메시를 압박하는 동시에 다니 아우베스의 공간 침투를 견제해야만 한다.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공격 봉쇄는, 현재 맨유에서 레프트백 에브라와 찰떡 호흡을 보이며 압박과 견제에 강점이 있는 박지성만이 가능한 일이다.
가장 최근 바르셀로나 격파 해법을 보여준 팀은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다. 무리뉴 감독은 당시 잇달은 득점으로 물이 올랐던 벤제마라는 카드를 포기하고 호날두를 원톱에 위치시켜 그의 한방만을 노렸다. 대신 수비 가담이 좋은 '드리블러' 디 마리아를 레프트 윙에 위치시켜 다니 아우베스를 견제했다. 무리뉴 감독은 센터백이었던 페페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시키며 견고한 수비에 이은 역습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볼을 배달시켜야 할 미드필더 외질이 측면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챔피언스리그 4강에선 실패를 맛봐야 했다.
맨유는 퍼디난드와 비디치를 대체할 만한 수준급 중앙 수비수가 없기에 센터백의 미드필더 기용은 사실상 힘들다. 하지만 수비에 적극 가담하고 공격도 위협적인 박지성, 루니, 발렌시아가 있다는 점은 바르셀로나를 꺾기 위한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20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설욕 여부는 박지성의 활약에 달려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르셀로나전은 박지성에도 기회다. 올시즌 박지성은 강팀을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세계 최고의 팀인 맨유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가 박지성에게,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선수 대열에 오를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면 지나친 상상일까.
[사진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형섭 기자 SPOR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