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0 07:39 / 기사수정 2011.05.20 07:39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최하위 한화가 5월 들어 8승 8패로 선전하고 있다. 4월 극심한 침체를 겪은 한화가 5월 들어 끈끈한 팀으로 변모한 이유는 당연히 잘 치고 잘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한화는 엄연히 리빌딩 중인 팀이고, 젊은 선수들이 승리에 기여할 때 그 의미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 영건 선발진의 성장
한화의 5월 8승을 살펴보면 5승이 선발승이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 2승을 챙겼지만 김혁민과 안승민이 각각 2승과 1승을 챙긴 게 눈에 띈다. 이들은 류현진을 떠받치는 실질적인 2~3선발이다. 여기에 양훈과 장민제가 선발진 후미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는 베테랑이 요소요소에 투입된 타선에 비해 선발진만큼은 철저하게 영건에게 맡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19일 잠실 한화전서 김혁민이 최근 잘나가는 김선우를 상대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김혁민이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다. 김혁민은 2009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으나 8승 14패 평균자책점 7.87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작년에도 4패 평균자책점 6.92로 부진했다.
그러나 김혁민은 시즌 초반 2군서 기회를 엿보다가 기존 선발진이 무너지자 5월 1군 등록됐다. 지난 5일 대전 SK전서 5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으나 자책점은 1점도 없었다. 이어 13일 대전 삼성전서 6이닝 1실점으로 2년만에 승수를 챙기더니 이날 7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수는 115개로 많았으나 경기 후반까지 전혀 흔들리는 기색 없이 김선우와의 투수전서 승자가 됐다. 경기 초반 148km에 달하는 직구를 던졌으나 경기 후반에는 각도 큰 포크볼로 두산 타선을 돌려세웠다. 이로써 평균자책점은 불과 0.47. 특히 올 시즌 3경기 사사구가 단 5개라는 게 놀랍다.
안승민의 성장세도 놀랍다. 15일 대전 삼성전서 6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둔 그는 20일 현재 2승 2패 평균자책점 4.05이지만 선발 7경기 중 3경기서 퀄러티 스타트를 해내는 등 선발 평균자책점은 3.92다. 9이닝당 볼넷이 2.25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력이 안정적이다. 안 과장이라는 별명이 최근에는 안 부장으로 승진되기도.
▲ 기복 줄이는 게 과제
이밖에 양훈과 장민제도 한대화 감독의 믿음 속 최근 꾸준히 선발 등판하고 있다. 양훈은 17일 잠실 두산전서 4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시즌 2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지만 3년 만에 선발로 돌아온 걸 감안하면 경기 운영 능력은 괜찮은 편이다. 불펜 투수였을 때는 큰 키를 바탕으로 직구 구사 비중이 높았으나 선발로 돌아선 만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빈도를 높이고 있다. 장민제도 올 시즌 2패 평균자책점 5.97이지만 12일 잠실 LG전서 5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피칭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최근 김혁민과 안승민이 류현진의 뒤를 이어 2~3선발로 쑥쑥 성장하고 있고 양훈과 장민제도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역시 이들은 기복을 줄이는 게 최대 과제다. 아직 경험이 적어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 경기 초반 투구 밸런스가 좋을 경우에는 퀄러티 스타트를 하지만, 그게 아닐 경우 일찌감치 무너져 팀 마운드 운용을 어렵게 하기도. 지난주 LG를 상대로 호투를 펼쳤던 양훈과 장민제가 지난 17~18일 잠실 두산전서 연이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 된 게 그 예다.
어쨌든 한화는 시즌 초반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와는 요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여전히 불펜진이 불안하지만 한화는 4월 5.60에서 5월 4.53으로 1점 가까이 팀 평균자책점을 낮췄다. 영건 선발진의 호투 덕분이다. 5월 선전으로 탈꼴찌를 노리는 한화에 희망의 신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김혁민 안승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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