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1.05.19 07:36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개인 통산 430경기째이자 태어난지 25세 11개월 17일만인 18일 문학 롯데전에 나선 SK 정우람. 3-0으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 상황서 승계 주자 2명을 홈인시켜줬으나 SK의 리드만큼은 지켜냈다.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경기 후 그에게 최소경기이자 최연소 개인 통산 100홀드라는 훈장이 붙었다. 부경고를 졸업하고 2004년 2차 11번으로 SK에 입단, 2008년 홀드왕(25개)에 올랐고 2010년 통산 400경기에 출장하는 등 정우람은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셋업맨이다.
▲ 김성근의 믿을맨
SK는 현재 김광현과 송은범이 빠져있다. 둘은 일본 정밀 검진서 몸 상태에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아 복귀에 시동을 걸었으나 여전히 SK 마운드는 비상이다. 특유의 불펜 위주의 마운드 운용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 선발진에 37번 이승호가 합류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은 사실상 무너졌다. 현재 SK는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봤자 어디까지나 맨 처음에 등판하는 투수일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SK는 가장 믿을만한 투수를 승부처에 더욱 자주 내세울 수밖에 없다. 매 경기 총력전을 다하는 김성근 감독은 선발이 5회를 버텨주지 못할 경우 롱릴리프를 내세워 경기 흐름을 지켜본다. 이때 전병두 이승호(20번) 고효준 등이 상대 타선의 특성, 경기 상황, 스윙궤도, 자신들의 연투 및 피로도 등을 감안해 투입된다. 그리고 경기 후반 타선이 득점 지원을 해준다면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줄 투수가 필요하다. 이때 투입되는 투수가 정우람이다.
정우람을 단순히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야구 팬이 아닐 것이다. 들쭉날쭉한 제구력을 보유한 선수가 은근히 많은 SK 불펜 속에서도 정우람은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을 자랑한다. 낮게 깔리는 직구와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 뿐아니라 오른손 타자도 꼼짝하지 못한다. 스테미너도 좋다. 그는 SK의 가장 확실한 구원 전문 셋업맨이다. 김 감독의 '믿을맨'인 셈이다.
▲ 조웅천의 뒤를 밟다
올해 26세인 정우람은 벌써 430경기에 출장했고 올 시즌에도 20경기에 출장해 구원 최다 32이닝을 소화하고 있지만 몸 상태는 전혀 이상이 없다. 김 감독이 마구잡이로 투입하는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틀 연속 연투가 6차례 있었으나 이후 4차례나 이틀 이상의 휴식을 제공했으며 3일 연속 연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여기에 본인의 철저한 몸 관리까지 더해 현존하는 8개 구단 최고의 셋업맨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이것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 것 같다. 그렇다. 바로 200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조웅천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조웅천은 통산 813경기에 출장(통산 1위), 64승 54패 98세이브 89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한 후 현재 SK의 2군 투수코치로 재직 중이다. 조웅천은 현역 시절 19시즌을 뛰며 중간 계투로만 정확하게 800경기 출장할 만큼 철인으로 불렸는데. 그런 그도 400경기 출장은 11시즌째인 2001년 막판에 달성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30세였다. 이미 작년 25세의 나이에 통산 400경기를 돌파한 정우람의 등판 시계는 따지고 보면 조웅천보다 5년 정도 빠른 셈이다.
워낙 출장 일정이 들쭉날쭉한데다 그는 내년 시즌을 마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할 가능성이 커 조웅천의 813경기 기록 돌파가 언제쯤 이뤄질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부상으로 인한 장기 결장만 없다면 30대 후반쯤에는 조웅천의 기록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참고로 19일 현재 현역 최다 출장 투수는 두산 이혜천(572경기)이다.
꾸준한 출장과 꾸준한 구위 유지가 이어진다면 홀드 부분 독식도 무난할 전망이다. 올 시즌 8홀드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우람은 통산 홀드에서도 103홀드의 류택현(전 LG)에 이어 2위다. 이미 현역 최다 홀드 1위인 정우람은 조만간 103홀드를 넘어 홀드 분야의 신기원을 이룩할 전망이다. 참고로 19일 현재 이 부문 현역 통산 2위는 삼성 권혁(78홀드)이고 3위는 LG 이상열(77홀드)이다. 정우람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2년간 자리를 비우는 만큼 통산 순위 변화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철저한 몸 관리만 이뤄진다면 홀드 부문 통산 상위권 유지와 함께 최다 출장 기록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정우람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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