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플로리다(미국),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박성한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눈을 반짝인다. 겉으로는 유해 보이지만, 그 속은 더없이 단단한 좋은 선수라는 칭찬이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박성한과 이야기를 나눴다. 말을 들어 보면, 금방 이 선수의 곧은 심지를 발견하게 된다. 아마 김원형 감독이 박성한을 높게 사는 그 부분이, 주전 유격수로 성장한 지금의 박성한을 만들었을 터다.
#1
"감독님이 박성한 선수를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열심히 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감독님께 예뻐 보이려고 이렇게 했다기 보단, 야구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리니까 감독님이 그걸 좋게 봐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2
"스프링캠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수비 부분에서는 작년에 안일했던 플레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그런 플레이가 안 나올지 생각하고 있고요. 코치님과 얘기하면서 자세를 많이 낮추려고 하고 있어요"
"타격에서는 전반기 페이스가 좋았는데 후반기 들어가서 안 좋은 습관들이 생기고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하다 보니까 페이스가 떨어진 걸 느꼈거든요. 그러면서 자세도 살짝 무너지고 안 좋은 습관들이 생겨서 그걸 수정해 나가고, 또 이진영 코치님께 물어봐서 뭐가 괜찮고 또 문제인지 조금씩 잡아가고 있습니다"
#3
"체력을 위해 따로 하시는 게 있나요"
"일단 문학야구장에서 훈련했을 때 체력을 많이 기르려고 웨이트를 많이 했고, 그렇게 힘을 모았다면 그걸 좀 빠르게 변형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여기서 잘하는 것보다 시즌 중에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4
"자신의 야구 철학이 있나요"
"옛날에는 지금이랑 마인드가 완전 반대였거든요. 실수를 하면 그거에 자꾸 얽매이고, 자신감도 많이 부족하고 두려워했어요. 지금은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를 빨리 잊어버리려고 해요"
"솔직히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반 이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못 치더라도 후회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바꾸려고 했는데 그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아요"
#5
"그렇게 생각을 바꾼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상무에서부터 시작이었는데, 상무에서 솔직히 전 별로 못했거든요. 그때 감독님께서도 계속 좋은 말만 해주시고 옆에 형들도 좋은 말 많이 해주고 그러면서 조금씩 성숙해졌어요"
"군 제대를 하고 기회를 받았는데, 초반에는 자리를 잡지 못했거든요. 그때 '이제 너한테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기도 하면서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 정신을 차렸어요. 안 되면 2군 간다는 생각으로, 그냥 야구장에서 할 수 있는 거 다 하고 나오자 이렇게 생각하면서부터 조금씩 잘 풀렸던 것 같아요"
#6
"2년 풀타임을 뛰면서 스스로 정립된 것들이 있구나 느끼나요"
"그런 것 같아요. 일단 경험도 많이 생겼는데, 계속 새로운 경험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경기를 하면서든 휴식을 취하면서든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7
"3할이 깨진 건 아쉽죠?"
"그렇죠. 3할을 칠 수 있게 옆에서 많은 선배님들, 형들이랑 코치님들이 응원해 주고 조언을 해주고 하셨는데, 정말 안타 하나로 놓쳤거든요. 저도 그렇게 될 줄 몰랐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싶었죠"
"마지막 두 세 경기 남았을 때, 운명의 장난 같은 거예요. 이제 안 되겠다 했는데 갑자기 안타 나오고, 배트가 부러졌는데 안타가 되고. 이거 3할을 치라는 거구나. 그래서 '난 3할을 칠 거야' 하고 생각하고 쳤는데 안 되더라고요"
"근데 뭐 안 된 건 안 된 거고, 이제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또 가지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8
"설정해 놓은 새 시즌 목표가 있나요"
"아직 큰 틀을 잡지는 않았는데, 일단 매년 작년 성적보다는 세부적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작년에 에러 1등을 했는데 올해는 하나라도 더 줄이려고 하고, 방망이도 2할 후반을 쳤는데 다시 3할을 쳐보려고 하고. 기록적으로보단 하나씩 순간순간 더 집중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해요"
#9
"최지훈 선수도 WBC에 갔는데, 국가대표 욕심이 있을까요"
"아시안게임이든 올림픽이든, 대표팀은 뽑히기만 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만큼 제가 실력이 되고 또 인정을 받는다는 그런 기분이기 때문에 뽑힌다면 이제 더 열심히 자부심 가지고 해야 되지 않을까 욕심은 있는 것 같아요"
#10
국가대표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던 박성한은 "항상 겉으로 표현을 잘 안 하는데, 모든 욕심은 남들보다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취재진이 입을 모아 말했다.
"감독님이 이런 걸 좋아하시는 거예요"
사진=플로리다(미국),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