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로 결정된 배경엔 유럽 구단들의 그에 대한 외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2021/22시즌 친정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돌아온 호날두는 복귀 첫 시즌 구단 및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여름부터 새 소속팀을 알아봤다.
이에 따라 그의 새 행선지를 두고 유럽 축구계 온갖 소문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지난 7월 초 호날두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하고 싶다며 맨유에 이적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ESPN 등을 통해 퍼졌지만 챔피언스리그 출전팀 중 호날두 영입을 고려한다는 팀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언론 등을 통해 그의 행선지로 점쳐졌던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등 유럽 명문 구단은 저마다의 이유로 호날두를 반기지 않았다.
올리버 칸 바이에른 뮌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초 스포츠 매체 키커와 인터뷰에서 "호날두를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하지만 우리 구단의 철학과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호날두 대리인은 첼시 새 구단주 토드 보얼리와도 만났으나 지난 가을까지 첼시를 이끌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호날두 영입을 반대했다. 일부 언론은 투헬 감독이 지난 9월 경질된 사유로 호날두 영입에 대한 구단 측과의 갈등을 꼽았다.
호날두가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한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김민재가 뛰는 나폴리 등은 호날두의 연봉 감당이 되질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호날두는 맨유에서 주급이 50만 파운드(약 7억8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는 호날두의 주급 가운데 상당 부분을 맨유가 감당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는데, 결국 구단 간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유럽 수준급 구단들이 모두 영입을 반대하며 갈 곳이 사라진 호날두는 아시아 무대로 향하게 됐다.
얼마 전 알나스르가 호날두의 메디컬 체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적 협상이 순탄하게 풀리고 있음을 알린 미국 CBS 스포츠는 "이제 월드컵이 끝났다. 그는 선수 경력의 다음 단계를 시작하자는 알나스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발롱도르 5회 수상의 21세기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순식간에 국제 미아가 돼 중동행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사진=EPA/연합뉴스, 알나스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