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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1위' 김선우, 진짜 에이스 되다

기사입력 2011.05.09 07:24 / 기사수정 2011.05.09 09:0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1.76'

이 수치는 9일 현재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투수의 기록이다. 주인공은 두산 김선우(34).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팀 동료 니퍼트(2.04)와의 격차도 제법이다. 8일 잠실 롯데전서 한국 데뷔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따내면서 시즌 3승째(2패)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서 3승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김선우의 투구 내용은 김경문 감독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에이스 모드' 그 자체다.

▲날려버린 무릎 통증

김선우는 2008년 복귀 첫 시즌부터 작년까지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있었다. 투구가 전혀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매카닉에는 지장을 줬다. 공을 던지기 직전 왼발을 앞쪽으로 확실하게 차주지 못하면서 볼끝의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릴리스 포인트도 낮아졌었다. 특히 체력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즌 막판에 그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다소 선발진이 엷은 두산의 사정상 묵묵히 참고 마운드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적절한 요령 속 13승(6패)을 따내며 이름값을 해냈다.

그랬던 김선우가 올 시즌 들어 무릎 통증을 완전히 떨쳐냈다.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올 때 하체의 힘이 동반되면서 더욱 묵직한 볼을 뿌린다. 주무기 컷 패스트볼도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지면서 더욱 예리한 각도를 형성한다. 덕분에 올 시즌 들어 이닝 소화는 늘어나면서 평균자책점은 크게 떨어트렸다. 지난 3년간 김선우는 고작 5.35이닝-5.1이닝-5.52이닝만을 소화했다. 적지는 않았지만 주축 투수치고 아쉽긴 했다. 그러나 올 시즌 평균 투구 이닝은 무려 6.57이닝이다.

투구의 질도 좋아졌다. 9이닝당 볼넷이 지난 3년간 2.04-2.92-2.91에서 올 시즌 1.76으로 줄며 경제적인 투구가 가능해졌다. 퀄러티 스타트도 작년에는 16차례 해냈지만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경기는 6차례였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7경기에 등판해 4차례 퀄러티 스타트를 해냈는데, 그 중 두 차례가 7이닝 무실점 경기였고 한 차례가 완봉승이었다. 특히 지난 4월 27일 잠실 삼성전 5회 1실점 이후 지난 9일 잠실 롯데전까지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건 역시 건강 회복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에이스의 소중함

두산은 최근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우여곡절 끝 페르난도의 영입으로 니퍼트-김선우-페르난도-김성배-이용찬의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지만 페르난도와 이용찬이 선발 롱런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게다가 5인 모두 우완 일색이라 상대적으로 3연전 시 타자 시각상의 현혹 효과를 누리기도 어렵다. 여기에 불펜마저 최근 다소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결국 김선우의 책임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중반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들을 더그아웃으로 철수시키면서 사실상 김선우에게 경기를 끝낼 것을 주문했다. 3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에이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닝을 맡기면서 불펜의 피로도 덜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투수조 맏형은 묵묵히 완봉승으로 보답했다. 경기 종료 차임벨이 울릴 때 의기양양한 김선우의 표정은 진정한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사진=김선우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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