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24 00:59 / 기사수정 2005.03.24 00:59
첼시의 감독의 잘못?
지난달 24일 첼시의 무링요 감독은 그날 가진 FC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판과 상대팀의 담합설을 제기한 적이 있다. 그는 이미 지난 1월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후 비슷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주장은 ‘허위신고’로 밝혀져 5,000유로(약 6백70만원)의 벌금을 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심판에 대한 팬들의 분노로 이어졌고 당사자인 안데르스 프리스크 심판은 팬들로부터 살해위협까지 받았다. 결국 견디다 못한 안데르스 심판은 지난 12일 심판직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그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UEFA(유럽축구연맹)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첼시측에 중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고 크게는 챔피언스리그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UEFA의 강경한 대응
이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무링요 감독의 처세를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감독의 잘잘못을 떠나 심판에 대한 일부 팬들의 태도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감독의 경솔한 발언도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팬들의 과격한 행동이 그들이 응원하는 팀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여기에는 UEFA측의 강경한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UEFA의 이런 징계는 비단 첼시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었다. 작년 9월 15일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 예선 AS 로마와 디나모 키예프와의 경기에서도 판정에 불만을 품은 AS로마의 관중이 심판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오물에 맞은 심판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경기는 중단됐다. 이에 UEFA는 AS로마의 몰수패와 홈경기에서 두 경기 관중 입장 불가라는 중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폭력에 관대한 축구협회?
하지만 과거 국내에서는 서포터들의 폭력 상황에 대해 관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2003년 10월에 벌어진 프로축구 전북-수원경기 중에는 일부 전북 서포터들이 경기 종료 후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수원 라커룸을 급습해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구단측에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흐지부지되었다.
작년 8월에도 컵대회 최종전이었던 성남과 대전전에서 심판 판정에 앙심을 품은 일부 대전 팬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폭력 사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이 때는 감독과 일부 선수들의 출전 정지 및 구단측의 벌금 부과로 일단락되었다. 서포터들에 대해서도 난동을 부린 당사자에 대한 제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서포터들의 폭력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들어 일부 서포터들을 중심으로 과격한 행동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미 서포터들의 난동 사건이 연례 행사가 된 지금, 보다 더 악화되기 전에 협회차원의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지난달 안봉기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올 시즌부터 서포터들이 경기장에서 난동을 일으킬 경우 관련 팀에 대해 최대 10개 대회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아마추어 경기에 한해서만이고 정작 프로리그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다. 그만큼 프로구단에 대한 제재가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이다.
하지만 단순히 구단의 벌금 부과나 출장 정지 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가능하다면 첼시나 AS로마의 사례처럼 강경한 대응으로 구단내의 서포터즈 자체내에서 과격행위를 막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만약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줘서라도 그들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반성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 - 남궁경상 기자님 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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