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키플레이어 시리즈]
6편 -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뉴욕 양키스
칼 파바노 (SP)4년 3995만달러
이제 뉴욕 양키스의 선발로테이션 물갈이는 연례행사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두고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던 양키스는 올해 랜디 존슨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지난해 몬스터시즌을 보낸 칼 파바노와 제럿 라이트를 추가로 영입하면서 기존의 마이크 무시나, 케빈 브라운과 함께 5인체제를 완성시켰다.
여기서 지켜볼 선수는 뭐니뭐니해도 파바노와 라이트. 지난해 성적이 1년 반짝인지, 아니면 전성기를 예고한 신호탄인지, 올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특히 파바노는 3선발을 예약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5선발을 맡을 라이트보다 비중이 더 크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뉴욕 적응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더욱 궁금하다.
지난해 파바노는 겉으로 드러난 구속은 높지 않지만 두둑한 스터프를 자랑한 직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으로 타자들을 공략했으며 월별 기록으로 따져볼 때 단 한 달도 방어율 4점대를 넘어본 적이 없어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개막 초엔 에이스 조쉬 베켓의 성장에 더 많은 초점이 모였지만 정작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선수는 파바노였다.
파바노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오래 버틸 수 있는 강한 체력이다. 지난해 완투는 2번에 그쳤지만 한 경기 평균 이닝이 7이닝을 넘길 정도며 6이닝 미만으로 던진 경기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으니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불펜의 부담이 많아진 현대 야구에서 파바노같은 선수는 감독과 투수 코치가 모두 원하는 타입이라 할 수 있으며 어쩌면 이 사실은 지난 FA 이적 기간 때 페드로 마르티네스(NYM)보다 더 많은 추파를 받은 이유가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2004시즌 성적 (FLA)>> 3.00 18승 8패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웰스 (SP)
2년 800만달러
'최고령 원투펀치 탄생 임박!'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떠나보내고 데이비드 웰스, 매트 클레멘트, 웨이드 밀러 등 선발투수 보강에 전력을 다했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시즌 사이영상을 아깝게 놓친 커트 실링과 웰스를 원투펀치로 내세울 전망이다.
웰스는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역할을 가지고 새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영건들을 이끌며 과외선생님의 역할을 했다면 올해는 후배들을 돌볼 겨를도 없이 팀의 디펜딩 챔피언을 향해 오직 전진만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실링의 부상회복에 대한 완벽한 결론이 없어 개막전 선발로도 거론되는 웰스는 사실 대표적인 양키스 매니아였다. 98년 퍼펙트게임을 달성할 때도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도 제 발로 다시 찾아올만큼 양키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하지만 이젠 적이 되었다. 그의 마음가짐에 어떤 변화가 왔을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웰스는 지금 타도 양키스를 외치는 레드삭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게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41세의 새로운 도전은 지금부터다.
2004시즌 성적 (SD)>> 3.73 12승 8패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티브 클라인 (RP)
2년 550만달러
가히 불펜의 신화창조를 이루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스티브 클라인은 지난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월드시리즈로 이끈 숨은 공헌자였고 이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실 클라인의 오리올스행은 의외였다. 워낙 투수 보강을 안하는 팀인데다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그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리올스로선 불펜 보강 사업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클라인은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부터 불펜에서 주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를 눈여겨본 카디널스는 즉각 영입을 타진했고 결국 2:2 트레이드(스티브 클라인, 더스틴 허만슨 ↔ 페르난도 타티스, 브렛 림스)를 통해 성공했다. 이 때가 2000시즌 후였다.
클라인과 카디널스는 서로 함께한 4시즌동안 3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고 리그 챔피언까지 등극했지만 아쉽게도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뤄내지 못했다. 그래도 클라인은 나름대로 성공시대를 열었고 그 비결은 땅볼유도능력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올해는 오리올스에서 같은 좌완불펜투수이자 리그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B.J. 라이언과 함께 환상의 계투진을 이루고 마무리 호르헤 훌리오가 전성기를 회복한다면(사실 이렇다할 전성기도 오진 않았지만) 젊은 선발투수들의 성장에 더없이 좋은여건이 갖춰질 전망이다.
2004시즌 성적 (STL)>> 1.79 2승 2패 15홀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없음
올해는 앞으로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미래를 책임질, 아울러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많은 유망주들이 기량을 만개할 시점으로 꼽힌다.
그래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외부에서 준척급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고 대표적인 선수로 로베르토 알로마, 노모 히데오, 대니 바티스타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팀 성적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전망이다. 워낙 지구라이벌팀들이 두터울 뿐더러 아직 약점이 수두룩하고 유망주들의 성장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뉴욕 메츠에서 건너온 특급사우스포 스캇 카즈미르와 내야사령관 유격수를 책임질 B.J. 업튼 등을 주목하시길 바란다. 물론 업튼은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시즌 중 언제라도 승격이 가능한 선수다.
지난해 6월 거침없는 연승행진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데블레이스의 성장 스피드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
토론토 블루제이스
없음
당초 빌리 카취를 키플레이어로 선정했다가 금일 구단이 방출 통보를 내리면서 다른 선수로 바꾸려 했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다고 보고 결국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물론 새로운 3루수 코리 코스키도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장에선 올시즌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고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한 카를로스 델가도의 공백을 100% 메우기도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키플레이어에서 제외되었다.
그나마 불펜에 큰 힘이 되리라 기대됐던 카취를 선정했지만 카취는 잘 나가던 마무리 시절 때 보여줬던 패스트볼의 위력을 잃어버리고 커맨드 상실이 겹치면서 결국 방출까지 당하는 시련을 겪게 되었다.
사실 블루제이스는 지난해 성적 향상이 기대되는 팀 중 하나였다. 2003시즌에 실로 오랜만에 5할 승률을 돌파한 뒤 전력을 좀 더 알차게 보강하면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스 로이 할러데이의 부진으로 이어진 선발진 붕괴와 심혈을 기울여 보강한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졌고 타선에선 중심타선이 시즌 초반 부진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시즌을 포기해야만 했다. 결국 탬파베이 데빌레이스에 밀려 꼴찌로 내려앉는 수모를 겪었고 감독 교체란 처방이 내려지기도 했다.
올해는 젊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해 실험해볼 예정이며 대표적인 유망주로 꼽히는 러스 애덤스와 게이브 그로스, 알렉스 리오스, 길예르모 퀴로즈, 데이비드 부쉬 등 투타에 걸쳐 즉시전력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로 꼽힐 듯.
- 끝 -
감사합니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adamyoon_mlb@hanmail.net)
윤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