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드디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드라마 같은 월드컵 16강 진출을 견인하고 4년 전, 8년 전과는 다른 결말을 만들어 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2-1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1승 1무 1패로 우루과이와 승점(4)과 골득실(0)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 규정에 따라 H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전반 초반에 실점하면서 진짜 엄청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발 더 뛰어주고 희생해 준 덕분에 우리가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특별하게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5분 만에 오르타에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0-1로 끌려갔다. 16강 진출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상황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동점골로 1-1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 속에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뒤 후반 막판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마지막 순간 웃은 건 한국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우리 진영에서 포르투갈 박스 근처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여기서 침착함을 발휘했다. 뒤따라온 황희찬에 근사한 패스를 연결했고 황희찬이 결승골로 마무리하면서 포르투갈을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지난달 초 소속팀 경기 중 안와골절 부상을 입은 뒤 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에서 한국 축구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 모두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가운데 삼수 끝에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다.
손흥민은 "이 순간을 상당히 많이 기다렸고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생각보다 더 잘해줬고 주장인 내가 부족했는데 선수들이 커버해 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고 자랑스럽다"며 "내 투혼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앞서 말했지만 국민들의 응원 덕분에 선수들이 한발 더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아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 이 공을 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 16강에 올라가는 게 우리에게 가장 큰 목표였다. 다가오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가장 감사한 건 감독님의 마지막 경기가 벤치에서 같이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