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13 04:55 / 기사수정 2005.03.13 04:55
1983년 출범한 K리그는 그동안 기량이 뛰어난 선수와 지도력이 뛰어난 감독들이 계속 배출 되었지만, 많은 용병들도 거쳐갔다. 1983년에 포항제철(현 포항)이 세르지오와 호세를 영입한 것을 시초로, 꾸준히 각 구단의 용병 영입이 꾸준했다. 올해는 산드로(대구)와 네아가(전남) 등과 같은 용병들이 K리그에서 뛰고 있다. 지금도 어느 모 구단에서는 용병 수비수 영입에 한창이다.
K리그에서 활약하는 용병들의 경력은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빅리그 출신 선수들이나 브라질리그에서 맹활약 펼친 선수, 자국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한국에 귀화한 용병도 있었다. K리그에서 성공한 용병들이 있는가 하면, 그저 그렇거나 실패한 용병들도 있었다. 물론 용병들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쇼맨십 등도 다양했다.
이쯤에서 역대 K리그 최고의 용병들을 포지션 별로 살펴 봤다. 22년의 역사를 간직한 K리그를 빛낸 용병들은 누구일까?
골키퍼는 사리체프가 독보적
(신의손/사진출처 : FC서울)
현재 K리그에는 용병 골키퍼의 영입 및 출전이 금지되어 있다. 1996년에 용병 골키퍼 출전을 3분의 2이상 넘기지 않는 규제가 생기더니 출전 규제가 더욱 강화 되었고, 1998년에는 용병 골키퍼 출전 및 영입을 금지했다. 샤샤(전 부천)와 알렉세이(전 전북) 등과 같은 골키퍼들은 K리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어느 한 용병 골키퍼의 괴물적인 선방으로 다른 구단들도 용병 골키퍼를 영입하여 적극적으로 출전 시켰고, 결국 국내 골키퍼들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에 규제가 생겼다. 그 용병 골키퍼가 바로 사리체프(귀화명 : 신의손)다.
타지키스탄 국적의 사리체프는 1992년에 일화천마(현 성남일화)에 입단했다. 1995년까지 4년간 0점대 실점률을 기록했고, 팀의 K리그 첫 정규리그 3연패(1993~1995년)을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뛰어난 순발력과 반사신경을 이용한 괴물같은 선방으로, 일화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용병 규제 때문에 1998년에 K리그를 떠났지만, 2000년에 신의손이라는 한국 귀화명으로 안양LG(현 FC서울)에 입단하여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공헌했다.
2004년까지 K리그 통산 320경기에 출전하여 356실점을 기록한 사리체프는 1992~1996년까지 5년 연속 K리그 BEST 11 GK 부문에 선정 되었다. 귀화 선수 자격으로서 2000~2001년에 2년 연속 K리그 BEST GK 부문에 선정 되었다. 1992~2001년까지 10시즌 동안 7차례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등극했다. 태어날때부터 한국인 이었다면, 역대 한국인 최고의 골키퍼로 각광 받았을지도 모른다.
수비수는 마시엘이 최고
(산토스/사진출처 : 포항 스틸러스)
브라질 출신 용병 수비수 마시엘은 7시즌 동안 전남의 수비 라인을 빛낸 K리그 최고의 수비수 출신이다. 2001년에 한국 귀화 추진이 있을 정도로, 당시 수비 라인에 고질적인 문제를 앓고 있었던 국가대표팀의 희망이 되어줄 선수로 꼽혀왔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이었던 히딩크 현 PSV 아인트호벤 감독이 전남이 경기하는 곳을 찾아 마시엘의 기량을 면밀하게 파악할 정도였다. 마시엘의 귀화 추진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전남은 전통적으로 두터운 수비 라인을 구축하는 팀이다. 그 중심에는 마시엘이 있었다. 마시엘은 수비 라인의 중앙에 포진하여, 뛰어난 몸싸움과 적절한 공격 차단 등으로 상대팀 중앙 공격을 강도 높게 끊어왔다. 역대 K리그 최고의 수비 라인으로 일컬어지는 '김태영-마시엘-강철'의 두터운 조합은, 전남을 상대하는 타팀 공격수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정도였다.
마시엘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 통산 184경기에 출전하여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통산 398개의 반칙을 했지만, 단 한번의 반칙으로 퇴장당한 경력이 없다. 그정도로 반칙 관리가 철저하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동안 K리그 BEST 11 DF 부문에 선정 되었다.
최근에는 포항 소속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산토스가 현 K리그 최고의 용병 수비수로 각광받고 있다. 2003년 시즌 중반부터 지금까지 K리그에서 뛰어난 압박과 몸싸움 등을 발휘하고 있다. 2003~2004년에 2년간 K리그 BEST 11 DF 부문에 선정 되었다. 마시엘에 이어 역대 K리그 최고의 용병 수비수 계보를 이을 것이다.
중앙에서는 안드레, 측면에서는 데니스
(데니스/사진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미드필드진의 중앙에 포진한 용병들 중에서, 2000년대 초에 안양(현 FC서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브라질 출신 안드레가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안양은 2000년 이전까지 정규리그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했지만, 2000년부터 팀의 전력이 살아나면서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2001년에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여, 다시 K리그의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그 중심에는 안양의 공격을 주도하는 안드레가 있었다. 안양이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0년부터 K리그에서 활약한 안드레는, 2002년까지 3시즌 동안 98경기에 출전하여 18골 27도움을 기록했다. 안양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00년에는 38경기에 출전하여 9골 14도움을 기록했다. 그해 정규리그에서는 도움왕을 차지했다. 2000년과 2002년에 K리그 BEST 11 MF 부문에 선정된 경력이 있다. 위협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볼 배급, 기술적인 발재간 등이 돋보였던 공격형 미드필더다. 안양과 상대하는 타팀에서는, 안드레가 경계대상 1호였다.
측면에서는 러시아 출신 데니스(귀화명 이성남, 현 성남)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10시즌 동안 K리그 통산 222경기에 출전하여 55골 50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부산전에서는 최연소(28세) 50-50클럽(역대 3번째)을 달성했다. 2003년 여름 한국 귀화 이전에 뛰어난 실력 보다는 악동이라는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지 않게 명성을 높였지만, 그만큼 승부근성이 강인하고 터프했다. 귀화 이후에는 성격이 온순해졌다.
데니스는 빠른발과 날렵한 돌파, 현란한 개인기 등으로 상대팀 선수들을 재치있고 가볍게 농락하는 윙어다. 아무리 상대팀 수비가 견고해도 공을 자유자재로 드리블 할 수 있고, 공을 잘 지켜내는 농익은 경기 운영을 펼쳤다. 2002년까지 소속된 수원에서는 고종수(전남), 산드로와 함께 '고데로 트리오'를 형성하여 수원 공격력을 이끌었다. 1997년 정규리그 도움왕 경력이 있는 데니스는, 귀화 시절을 포함하여 3차례(1999, 2000, 2003년) K리그 BEST 11 MF 부문에 선정 되었다.
'피아퐁-라데-샤샤' 계보에 나드손 포함 완료중
(나드손/사진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K리그에는 '피아퐁-라데-샤샤'의 최고 용병 공격수 계보가 있다. 계보에 먼저 포함된 태국 출신 공격수 피아퐁은 1985년에 럭키금성(현 FC서울)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선수다. 빠른발과 골결정력이 뛰어난 공격수로 알려졌으며, 1985년에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1984~1986년에 3시즌 동안 43경기에 출전하여 18골 6도움을 기록했다. 1985년에는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선정 되었다. 용병 최초로 K리그 BEST 11에 포함된 것이다.
1990년대 초중반에 당시 유고슬라비아(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 용병 이었던 포항 공격수 라데는, 1992~1997년에 5시즌 동안 147경기에 출전하여 55골 35도움을 기록한 골잡이다. 특히 1994년에는 33경기에 출전하여 22골을 넣었고, 1996년 정규리그에서는 도움왕을 차지했다. 골 결정력 만큼은 당시 용병 공격수들 중에 최고 였고, 많은 골을 통해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아왔다. 1994년에는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포함 되었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부산과 수원, 성남에서 활약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 공격수 샤샤는 '우승 제조기(또는 우승 청부사)'로 각광 받았다. 샤샤가 소속된 K리그 팀은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샤샤는 팀의 우승을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K리그 통산 271경기에 출전하여 104골 37도움을 기록했고, 1999년에는 득점왕을 수상했다. 100골 이상을 기록한 골잡이 답게 골 결정력이 뛰어났다.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2차례(1998~1999년)포함 되었으며, 그 기간에 수원의 정규리그 우승을 공헌했다.
그리고 '피아퐁-라데-샤샤'의 계보를 이을 가능성이 높은 '원샷원킬' 나드손은 용병 최초로 지난해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샤샤 등이 이루지 못한 것을 당시 22세(현재 23세)의 용병 공격수가 해낸 것이다. 2003년 시즌 중반에 수원에 입단한 나드손은, 지난해 수원의 정규리그 우승을 공헌한 공격수다. 문전에서의 천부적인 골 결정력과 뛰어난 개인기 등을 발휘하여, 수원 공격력을 높였다. 최근에는 5경기 연속골(총 8골)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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