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수비 미스로 자멸한 삼성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삼성 야수들이 에이스를 돕지 못했다.

3일 사직 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삼성전. 양팀은 이날 송승준(롯데) 차우찬(삼성)을 내세우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경기 초반 구위는 차우찬이 송승준보다 좀 더 나았다. 특유의 직구 위력 속 제구력이 잘 먹혀들며 롯데 타선을 압도해나갔다. 반면 송승준은 경기 초반 삼성 타자들에게 연이어 잘 맞은 타구를 내주며 위태로운 피칭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경기는 롯데가 삼성에 5-1로 완승했고 송승준은 6⅔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차우찬은 5이닝 7피안타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유는 삼성 야수들이 주루와 수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 야수들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2회초가 화근이었다. 선두 타자 가코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초구를 친 채태인의 타구는 롯데 2루수 조성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보였으나 조성환의 글러브를 스쳐서 외야로 굴러갔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인줄 알고 2루로 가다가 급히 귀루를 했던 가코가 뒤늦게 다시 2루로 달려갔지만 아웃이 되고 말았다. 가코가 채태인의 타구를 조금만 더 지켜봤다면 기민한 대처로 2루 진루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

그 다음 최악의 플레이가 나왔다. 1사 1루 상황. 신명철의 우중간 타구를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잡을 줄 알았던 1루 주자 채태인이 2루를 밟고 3루로 가던 중 다시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귀루 시도를 한 것. 그러나 전준우는 신명철의 타구를 놓쳤고, 당황한 채태인은 2루를 밟지 않고 3루로 진루를 시도하다가 롯데 수비진의 어필로 인해 누의 공과 아웃 처리 되고 말았다.

사실 신명철의 타구는 채태인이 최소 3루까지는 여유 있게 갈 수 있었다. 채태인이 조금 더 전준우의 타구 처리를 지켜보고 움직여도 됐는데 성급한 움직임으로 누의 공과 아웃이 되면서 가뜩이나 흔들리던 송승준을 도와준 꼴이 됐다. 결국 삼성은 2회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 분위기는 이후 롯데로 완전히 넘어갔다. 롯데는 4회와 5회 합계 5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때 삼성의 수비 실책이 한 몫을 했다. 4회말 무사 1,2루 상황서 이대호의 좌측 높이 뜬 타구가 우익수 앞 땅볼로 기록됐다. 이는 삼성 좌익수 최형우와 유격수 김상수가 콜 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플라이 아웃 처리할 수 있었는데 서로 미루는 경향이 강했다. 결국 최형우가 그라운드에 떨어진 타구를 잡아 3루서 포스아웃을 시켰다. 실책은 아니었으나 매끄러운 수비는 아니았다.  

4회말 차우찬의 난조로 3점을 내준 후 2사 3루 상황. 결국 삼성의 불안한 수비는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문규현의 평범한 3루 땅볼 때 박석민이 1루수 채태인에게 부정확한 송구를 하는 바람에 포구를 하는 채태인의 발이 1루 베이스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줘 스코어는 4-0 롯데의 리드. 

이어 5회말에는 1사 1루 상황서 조성환의 좌전 안타 때 최형우가 커트맨으로 나선 김상수에게 타구를 연결하지 않고 순간적인 그립 잡기 실수를 범했다. 최형우의 송구는 삼성 수비진이 없는 2루 방면으로 굴러갔고, 1루 주자 전준우는 당황하던 삼성 수비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0이 되며 롯데가 승기를 굳혔다. 송승준은 삼성 야수들의 연이은 실수에 힘을 얻어 경기 중반부터 구위가 살아났다. 반면 차우찬은 나쁘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음에도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야구에서 주루와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톡톡히 알게 해준 3일 사직 롯데-삼성전이었다.
 
[사진=최형우(왼쪽)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