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다들 지쳤지만.. 후회 없이 모든 걸 표출했으면 좋겠습니다.”
베테랑 내야수 박병호가 지친 팀 동료들을 격려했다.
KT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KT는 전날 0-4를 4-4로 만들며 막판 추격에 나섰으나, 8회말 뒷문이 무너지면서 뼈아픈 4-8 패배를 당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7.1%. 12.9%의 확률을 뚫어야 하는 KT로선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KT는 비로 연기된 경기들이 많아 다른 팀보다 훨씬 늦게 시즌을 마감한 데다, 최종전 패배로 준플레이오프가 아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강행군을 시작했다. 10월 8일 시즌 종료 후 일주일 휴식을 취한 키움과는 달리 KT는 11일에 시즌을 마감해 하루 휴식 후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에 앞서도 이틀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결국 KT는 1차전서 체력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KT는 1차전에서 희망도 봤다. 선발 안우진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6회까지 0-4로 끌려갔지만, 7회와 8회 타자들이 힘을 내면서 4-4 동점까지 만들어냈다. 7회초 나온 박병호의 솔로포가 추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반응은 아쉬움 한가득이었다. 그는 “팀이 막판 동점을 만들었는데, 사실 그 전에 동점을 만들고 막판 점수가 역전으로 연결됐어야 한다. 안우진의 공이 워낙좋았다”라면서 “지고 있다가 역전이 됐으면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됐을텐데 점수를 더 내지 못하고 패해서 아쉽다” 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물론, 경기 막판 선수들의 추격은 고무적이고 희망적이었다. 박병호도 “포기하다시피 한 경기를 끝까지 따라가고 찬스를 만들어낸 모습은 희망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가을야구엔 좋은 투수들이 많고 실투도 적다. 찬스가 많이 나오지 않을텐데 이 때 집중력을 잘 살려 점수를 뽑는 게 중요하다. 어제는 더 많은 점수를 냈어야 했다”라며 전날의 아쉬움을 재차 되짚었다.
박병호는 상대팀 키움을 언급하며 “(이)정후도 가을야구에서 잘해주고 있지만, 가을에선 송성문이 좋은 성적을 낸다. 우리 팀도 이렇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이런 선수들이 나와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면 한다”라면서 “우리 팀 후배들 중에선 강백호가 잘해줬으면 좋겠다. KT 타선은 이전부터 강백호 위주로 잘해왔는데, 남은 가을야구에서 (강백호가) 조금 더 활기차게 잘해줬으면 한다”라며 강백호를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이 많이 지쳐있다. 누가 봐도 지친 선수들이 많다”라면서 선수들을 걱정한 뒤, “정신력으로 버티자라고 말하기엔 우습다. 다만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지더라도 후회없이 경기장에서 모든 걸 표출했으면 좋겠다”라면서 후배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