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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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호형한테는 맞으면 안 돼요" 이정후 두려움엔 이유가 있었다 [준PO1]

기사입력 2022.10.16 17:14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홈런왕' KT 위즈 박병호가 가을야구 무대에서 적으로 만난 절친한 후배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의 머리 위를 넘어가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타격감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증명하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박병호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를 비롯한 KT 타자들은 6회까지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병호도 1회초 2사 1루서 유격수 뜬공, 4회초 1사 1루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안우진 공략에 실패했다.

하지만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초 박병호는 침묵을 깼다. KT가 0-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원 볼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138km짜리 슬라이더를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공교롭게도 박병호의 홈런 타구는 키움 중견수 이정후 쪽으로 향해 날아갔다. 이정후는 박병호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듯 타구를 쫓기를 포기했다.

이정후는 이날 게임 시작에 앞서 박병호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박병호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수많은 경기를 함께 뛰면서 박병호의 한방이 승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투수들이 박병호를 잘 막아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때도 박병호 선배님께 중요한 순간 홈런을 맞고 진 기억이 있다. 또 워낙 극적인 장타를 많이 치시기 때문에 선배님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선배님께 홈런을 맞으면 진짜 큰일이 나는 상황이 벌어진다. 최대한 선배님 앞에 주자를 모아주면 안 되고 한방도 맞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후가 왜 그토록 박병호를 두려워했는지는 결과로 알 수 있었다. 키움이 일방적으로 앞서가던 경기는 박병호의 홈런이 터진 뒤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장성우의 안타, 강백호의 볼넷 출루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대타 김준태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심우준의 2타점 2루타로 스코어는 순식간에 3-4로 좁혀졌다.

박병호의 활약은 계속됐다. 8회초 1사 1루서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1·2루 찬스를 연결해 줬고 KT는 2사 후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4로 승부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비록 8회말 수비에서 필승조가 무너지며 4-8로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박병호의 괴력을 확인한 건 큰 수확이었다. 이어지는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KT의 공격 전략은 박병호 앞에 얼마나 많은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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