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4 06:46 / 기사수정 2011.04.24 06:46
주중 한화에 1무 2패로 밀려 최하위로 떨어졌던 롯데는 주말 3연전서 반드시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했다. 다행히 22일 전국에 내린 비로 사직 SK전이 취소된 롯데는 하루 숨을 골랐다. 하루를 쉰 롯데는 23일 심기일전해 결국 SK를 잡아냈다. 그것도 9~10회 가장 롯데다운 모습으로.
롯데는 타력의 팀이다. 타력이 터져야 부산 팬들도 신이 난다. 이날 딱 그랬다. 1-4로 뒤진 가운데 9회말 선두 타자 강민호가 잘 던지던 송은범에게 솔로포를 뽑아냈다.
이후 정우람에게 박진환이 초구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자 부산 팬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SK는 마무리 정대현을 투입, 박준서를 풀카운트 접전 끝 투수 땅볼로 잡아내 승리를 눈 앞에 두는 듯했다.
2-4로 뒤진 2사 2루. 전준우는 정대현의 2구째를 공략했다. SK 유격수 김연훈이 어렵지 않게 잡았다. 그러나 김연훈의 송구가 좋지 못해 1루수 박정권이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을 밟았으며 전준우는 2루까지 진루했다.
SK의 4-2 승리로 끝나야 할 경기가 실책 하나로 스코어 3-4에 또 다시 롯데의 2사 2루 찬스로 돌변했다. 뒤이어 황재균이 전준우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로 2구 만에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려 거짓말같이 4-4 동점이 됐다. 부산 팬들의 열광에 황재균은 3루에서 포효했고 SK 벤치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결국, 연장전 돌입. 롯데는 10회초 마무리 고원준이 2실점했으나 롯데의 불 붙은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10회말 전병두에게 강민호와 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승호를 상대로 박진환이 차분히 희생번트를 댔고 황성용이 2루수 정근우의 글러브를 강하게 맞히는 안타를 날려 5-6으로 추격했다.
승리조 불펜을 모두 소모한 SK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영욱을 투입했다. 긴장한 이영욱은 전준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황재균이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며 롯데의 7-6 대역전승의 마무리가 됐다. 9회말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SK의 실책 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경기였다.
SK는 이날 선발 메그레인이 3⅔이닝 만에 강판당하면서 또 다른 선발 요원 송은범을 4⅔이닝이나 던지게 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그 자체로 총력전을 펼쳤다는 뜻. 거기에 결정적으로 롯데 타선은 이날 정우람-정대현-전병두-이승호-이영욱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SK가 마지막 투수로 이영욱을 내세웠다는 건 SK도 필승조를 경기 후반 풀가동한 탓에 더 이상 내보낼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는 자신들의 분위기 반전과 동시에 상대팀의 마운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필승조를 내보내고도 역전패하는 건 단순한 1패 이상의 데미지다.
어쨌든 롯데가 23일 사직 SK전서 팀 분위기를 한껏 살려놓았다. 이날 전까지 팀 타율 0.223에 경기당 평균 3.4득점에 그칠 정도로 졸공을 거듭했던 롯데 타선. 그러나 이날 최강을 자랑하는 SK 불펜을 9~10회에만 8안타 6득점으로 두들겼다.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롯데는 최근 몇 년간 SK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던 터라 이날 승리를 계기로 천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도 주목해볼 만하다. 시즌 초반 먹구름이 가득했던 롯데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사진=황재균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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