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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프먼, 171km 던지다…야구 사상 최고 광속구

기사입력 2011.04.21 04:33 / 기사수정 2011.04.21 07: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9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피츠버그 파라이어츠와의 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신시내티의 좌완 투수인 아롤디스 채프먼(23)은 9회에 등판해 피츠버그 타자인 앤드류 매커챈을 상대로 시속 171km(106마일)의 광속구를 던졌다. 전광판에 찍힌 구속을 본 관중들은 모두 채프먼에 갈채를 보냈다. 지금까지 마운드에서 투수가 던진 공 중, 가장 빠른 볼이었다.

쿠바 출신의 '괴물 투수' 채프먼의 이 광속구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광판에 찍힌 속도와 레이더건, 그리고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시스템의 수치가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전광판에는 106마일이 찍혔지만 레이더 건은 105마일로 나타났고 MLB시스템은 102마일로 표시됐다.

레이더 건을 비롯한 볼의 속도를 재는 기계들의 수치는 모두 똑같지 않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구속을 인정하지 않는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일본과 한국도 똑같이 구속을 공식적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하지만, 채프먼이 170km에 달하는 공을 던진 것은 사실이다. 160km가 '인간의 한계'라고 규정한 시각도 있지만 채프먼은 이러한 관념을 깨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나이'에 등극했다.

채프먼은 2009년 WBC 쿠바 대표로 출전했던 유망주였다. 쿠바 내에서도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다. 또한, 쿠바와의 경기를 앞둔 일본 언론은 160km를 넘는 강속구 투수가 쿠바 팀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투수라고 보도했었다.

좌완 투수인 채프먼은 193cm의 키에 90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녔다. 200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대회 이후, 망명을 선택했다. 쿠바 국가대표로 뛰던 시절부터 빅리그가 주목한 선수였던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망명의 길을 걸었다.

2010년 1월, 채프먼과 신시내티 레즈와 6년동안 3천 2백50만 불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7월까지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한 채프먼은 8월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채프먼은 13.1이닝을 던지면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올 시즌부터는 팀의 구원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의 강속구는 뛰어나지만 아직 제구력에 문제점이 많고 구질이 단조로운 단점이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빅리그를 열광시킨 '괴물 신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3, 워싱턴 내셔널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신인 투수로 주목을 받은 스트라스버그는 메이저리그 데뷔해였던 지난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2.91를 기록했다. 또한, 삼진은 무려 92개나 잡아냈다.

하지만,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현재 60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강속구 투수가 피해가지 못하는 팔꿈치 부상이 스트라스버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강속구를 뿌려대는 채프먼도 이러한 악재를 피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볼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컨트롤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팀 린스컴(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우, 150km 중반을 넘던 스피드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층 노련한 경기운영과 정교해진 컨트롤을 앞세워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채프먼도 한 단계 도약하려면 빠른 볼의 비중을 벗어나 다양한 무기를 갖춰야 한다.

채프먼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지 아니면 선발 투수로 전환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괴물 투수'는 현재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사진 = 아롤디스 채프먼 (C) 신시내티 레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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