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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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천재' 박주영을 축구장에서 보호하라

기사입력 2007.11.20 23:55 / 기사수정 2007.11.20 23:55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꿈꾸는 올림픽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박주영(22, 서울). 그는 최근 등장한 골잡이 중에서 골 넣는 기질이 훌륭했을 뿐더러 문전에서의 빠르고 지능적인 움직임 등에 있어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라는 뜻의 '천재'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른 누구보다 골을 잘 넣었기 때문에 '축구 천재'라는 단어가 어울렸던 박주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잦은 부상으로 골 결정력과 공격 전개, 몸싸움 등이 한국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2005년 만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신드롬이 불던 2005년 이후 주변 기대에 대한 부담을 떨치지 못했고 한때 국가대표팀의 윙 포워드로서 제 기량을 잘 살리지 못해 부상까지 겹치면서 예전같은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7시에 열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볼 수 있듯, 여전히 박주영의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그동안의 긴 부상 여파로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아직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못해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그를 아끼는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13일 인터뷰에서 "현재 박주영의 슈팅 감각은 과거의 절반 수준이다. 헤딩이나 슈팅 감각도 많이 무뎌졌다"고 하소연할 정도.

한국 축구는 너무 이른 나이에 꽃을 피웠던 선수들이 주위의 앞서간 기대에 지쳐 쓰러져 가시밭길을 걷는 경우가 잦았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히는 이동국은 90년대 말부터 각급 대표팀에 무차별적으로 소집되어 자신의 재능을 다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진 고난을 겪고 말았다. 이동국 외에도 기량이 특출났던 어린 선수는 혹사 노출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한국 축구의 여전한 현실을 반영했다.

박주영도 2005년과 2006년에 걸쳐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아시안게임 대표, 국가대표를 모두 오가며 수많은 곳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며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당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주전으로 활약한 터여서 피로를 회복시키지 못하고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제 아무리 특급 유망주라도 기량이 완전히 만개하기 전까지 지쳐 쓰러질 수 밖에 없다. 박주영이 한국 축구에서 큰 것을 해줘야 하는 골잡이라 할지라도 그의 기량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절대 시련에서 이겨낼 수 없다. 2년에 걸친 과도한 혹사로 인해 올해 잦은 부상까지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부족한 실전 경험과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한 체력에도 불구 올림픽대표팀에서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다. 2경기 모두 날카로운 슈팅과 재치있는 볼 터치를 선보였지만 2년전 처럼 골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는 저력을 선보였고 오는 21일 바레인전 출전까지 유력하다. 아직 체력과 컨디션 회복이 덜 된  그가 많은 시간 출전해야 하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영건을 책임지는 것은 선수 혼자만이 아니다. 한 명의 유망주를 앞세워 2개 이상의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근시안적인 대표팀 운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선수의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기량을 끌어올릴 수 없다. 이동국과 박주영의 사례처럼 영건 혹사 시나리오가 계속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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