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최대한 빠르게 복귀하려고 하는 본인 의지가 정말 강하다."
20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던 kt 위즈 선수들 사이로 박병호의 얼굴이 보였다. 지난 10일 수원 키움전에서 주루 중 오른발을 다친 뒤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지만 인천 원정길에 동행했다.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한 오른발의 상태는 현재까지 온전치 않다. 혼자 천천히 걷는 건 가능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힘겹게 발을 내디뎌야 한다. 정상적인 베이스러닝은 당연히 생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박병호는 오른발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어떻게든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을 택했다. 아직 두 발로 서서 배팅 훈련을 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군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릎앉아 자세로 방망이를 들었다. 다친 오른발목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무릎을 꿇고 가볍게 티배팅을 소화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조금씩 상태가 좋아진다고는 하지만 (완전 회복은)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며 "일단 배트가 손에 계속 익숙하게 느껴지도록 가볍게 티 배팅을 치는 것 같다. 혼자 있으면 치료나 재활도 쉽지 않으니까 트레이닝 파트와 함께하고 있는데 본인 스스로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려고 한다. 의지가 정말 강하다"고 치켜세웠다.
박병호는 지난시즌 종료 후 kt로 FA 이적한 뒤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타율 0.273 33홈런 93타점 OPS 0.894의 성적을 찍으면서 '국민거포'의 위용을 되찾았다. 2020, 2021 시즌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부상에 발목을 잡히면서 정규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게 확실시되지만 박병호의 통산 6번째 홈런왕 타이틀 획득도 이변이 없는한 유력하다. 홈런 부문 2위 삼성 피렐라(25홈런)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kt가 강백호의 잦은 부상 이탈 속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박병호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박병호 역시 kt 유니폼을 입은 첫해 반드시 가을야구 무대에 함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시즌 아웃이 불가피한 큰 부상을 당하고도 재활 의지를 불태운 것도 이 때문이다.
박병호는 "부상 이후 치료를 받아오다가 오늘 그라운드를 처음 밟았다. 걷는 것도 일종의 재활이라 테이핑을 감고 개인 훈련을 했다"며 "가을 야구에서 한 경기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배트도 잡았고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오른쪽 무릎을 꿇고 타격을 진행했다"며 "대타로 단 한 타석이라도 꼭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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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