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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장하권 "롤드컵 패치, 오히려 괜찮아…팬들 응원에 원동력 얻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2.09.20 08:00

김수정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수정 기자) "팬분들이 저희가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돼주셨어요."

지난 16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담원 기아 사옥에서 '너구리' 장하권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2 LCK 서머' 시즌을 앞두고 전 소속팀이었던 담원 기아에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해 팬들을 환호하게 했던 장하권.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서머 시즌을 회고하며 담원 기아 복귀를 확정 지었을 때의 심정과 현재 팀 분위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 등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 서머 시즌이 끝나고 뭐 하고 지냈는지,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다.

이번 서머 시즌이 빡빡해서 많이 못 쉰 느낌이다. 집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나무늘보처럼 잠만 잤다. 건강은 전혀 문제 없다.

> 시즌이 시작되기 전 담원 기아에 복귀하는 게 확정됐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

걱정이 많았다. 기대도 많이 되긴 했지만, 비율로 따지면 걱정이 7, 기대가 3이었다.

> 기존에 활동했던 팀이긴 하지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기존에 같이 오래했던 선수들이라 괜찮았다. 다만 메타가 많이 바뀌었다 보니 메타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았다. 아직도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한 것 같긴 한데, (시즌을 치르며) 그게 제일 어려웠다. 

> 서머 시즌을 되돌아봤을 때 팀과 개인에 대한 총평은?

사실 서머 시즌 처음 왔을 때는 목표가 높았다. 우승을 해서 1시드 가는 상상도 하고, 그런 꿈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강팀을 상대로 많이 못 이겼고, DRX랑 KT한테도 많이 졌다. 그런 게 성적과 연결되다 보니 팀적으로 아쉬웠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웠다.

플레이도 그렇지만 결과를 한눈에 봤을 때 LCK 올프로에 들지도 못했고, 개인 기량이 팀적으로 연결되지도 않았다. 라인전이 잘 풀리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후반에 존재감을 못 낸 판이 많았다.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정말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 '깨비'였다.

> 정규 시즌 부진했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메타 적응을 잘 못했고, 그런 부분에서 (다른 사람들과) 생각하는 게 달랐는데 해결이 원활하게 안 돼서 맞춰 나가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또, 작년에도 느꼈는데 쉬고 와서 그런지 제 폼이 많이 내려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인 폼 자체가 내려간 느낌인데 이것도 한몫한 것 같다.

> 그럼에도 담원 기아는 여전히 다전제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 코치님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큰 무대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인지 다들 준비를 잘한다고 느껴졌다. 특히 플레이오프 때는 바텀이 잘 풀렸다. 시즌 중에는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는데, 플레이오프 때는 항상 안정적으로 잘해 줬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제가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렸던 것 같다(웃음). 종합적으로 말하면 다 같이 폼이 올라왔다. 감독, 코치님들도 다전제에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 후반에는 '버돌' 노태윤 선수와 자주 교체 투입이 됐다. 이런 부분이 '너구리' 선수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는지?

그때는 태윤이랑 저랑 둘 다 (게임이) 잘 되던 시기여서 같이 공유하고 으쌰 으쌰 하면서 발전하려고 했다. 경쟁하는 것도 있고, 같이 발전하는 부분도 있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던 것 같다.

> 내구도 패치로 인해 케넨의 티어가 많이 내려갔는데, 이 점이 아쉽지는 않았나?

케넨과 제이스를 (쓰는 것을) 계속 시도해 봤는데 내구도 패치의 영향이 커서 좌절을 많이 맛봤다. 조금 희망적인 건 케넨이 이번 LPL 결승에 나오기도 했고, 버프가 많이 돼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그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롤드컵에서는 충분히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케넨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스킨이 있다 보니까 없던 자부심도 생기는 기분이다(웃음). 스킨도 있고 좋아하는 챔피언이기 때문에 케넨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 롤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팀 분위기나 호흡은 어떤가?

정규 시즌에는 12.14 패치를 사용했는데 롤드컵에서는 12.18 패치를 사용한다. 패치가 네 단계나 바뀌다 보니 그만큼 바뀌는 챔피언도 많아서 솔로 랭크를 통해 그런 부분에 적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적응하는 동시에 팀원들과 연습도 하면서 롤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또, 저희가 정규 시즌에 개인 방송을 많이 못해서 그런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 중이다.

> 바텀과의 호흡은 잘 맞는지?

사실 저는 탑과 바텀의 호흡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게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호흡이 잘 맞는다 하기도, 안 맞는다 하기도 애매하다. 전체적인 호흡이 나쁜 건 아닌데 바텀과 탑의 연결 플레이는 확실히 부족한 것 같다.



> 이번이 개인 통산 네 번째 롤드컵인데 느낌이 어떤가?

세계 각지의 맛이 있는데, 그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팀들과 함께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재밌고, 항상 설렌다.

> 담원이 속한 B조가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징동 게이밍, G2 등 쟁쟁한 팀들이 배치됐는데 조 추첨 결과를 확인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예전에는 저희가 '죽음'을 담당했는데 이제는 '의 조'를 담당하고 있다. (저희 팀을 향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죽음의 조'라고 해도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면 어떤 팀이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각오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해서 '의 조'가 아닌 '죽음'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너구리' 선수는 징동 게이밍과 G2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징동이 많이 바뀌었는데 경기를 보니까 팀의 키 플레이어인 '카나비' 선수가 '369' 선수와 갱킹 연계를 굉장히 잘하고 그걸 통해 승리를 많이 가져가더라. 다른 라인도 안정적으로 잘해 주는 것 같은데 탑 입장에서는 '369' 선수에게 빈틈을 하나 보이면 바로 칼이 들어올 것 같아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징동은 탑, 정글이 키 플레이어인 것 같고 밴픽이나 플레이 자체에서 득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에 징동을 상대하게 되면 저랑 (김)건부, 태윤이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저희도 잘 준비해서 (징동의) 빈틈에 칼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LEC 서머 결승전에서는 로그가 빛나서 G2가 가려진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캡스' 선수의 체급은 다른 리그랑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브로큰 블레이드' 선수와 '얀코스' 선수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신구(新舊)의 조화라고 해야 하나, 바텀인 '플래키드' 선수와 '타르가마스' 선수는 신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련한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의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

> 징동 게이밍과 G2 중 더 까다롭게 느껴지는 팀은 어디인가?

아무래도 징동인 것 같다. LEC도 잘하지만 저는 LPL과 LCK가 조금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징동은 LPL에서 우승을 거뒀고, G2는 LEC에서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징동이 더 잘할 것 같다.

> '너구리' 선수가 보기에 현재 담원 기아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저도 잘 모르겠다. 정말 잘하거나, 아니면 정말 못하거나 둘 중 하나다(웃음). 저희 팀을 보면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누군가 '젠지의 색깔이 무엇이냐', 혹은 'T1의 색깔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막힘없이 답할 수 있는데 담원의 색깔은 확실하지 않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걸 꼭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색깔이 확실하지 않다는 건 어느 색이든 낼 수 있다는 것이지 않나. 이제 패치도 바뀌니까 그거에 맞춰 연습하면서 (색깔을) 찾으면 될 것 같다. 사실 저는 (롤드컵에서) 우승하는 상상을 하기도 하는데 잘 모르겠다. 가서 해 봐야 할 것 같다.

> 8강에 진출했을 때 만나고 싶은 팀이나 선수가 있다면?

징동은 어차피 만나니까 톱 e스포츠(TES)를 만나보고 싶다. 뭔가 화끈하더라. 무섭기도 한데 재밌을 것 같다.

> 앞서 언급됐듯 롤드컵에서는 12.18 패치가 적용되는데, 이 패치가 담원 기아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까?

(팀원들) 각자의 생각이 있겠지만 저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괜찮을 것 같다. 12.18 패치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버프되는 게 눈에 들어온다. 저희가 예전에 잘했던 게 트페-카밀 조합인데 카밀도 (12.17 패치에서) 버프가 됐다. 아직 잭스, 피오라가 건재해서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패치 내용을 보면 나쁘지 않다.

> 버프된 나서스의 등장 가능성은?

나서스는 막상 써 보면 쓸 만할 수도 있는데, 안 쓰면 또 아무도 안 쓸 것 같다. 누군가 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누가 열지 궁금하다. 제가 할 수도 있지만 확률은 생각보다 낮다. 저는 그냥 따라가겠다.

> 롤드컵에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말하기 부끄럽긴 한데 게임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사람, 이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선수가 있어 게임을 이겼다'는 느낌을 주고 싶고, 보이든 안 보이든 게임 내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다. 제가 가려지더라도 '버스 탔다'가 아닌, '같이 했다'가 됐으면 좋겠다. '제 역할을 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다.

> 플레이뿐만 아니라 연구도 무척 열심히 하는 선수 중 한 명인데, 롤을 안 할 때는 주로 어떤 걸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다른 데 관심이 많다(웃음). 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축구 경기를 많이 보고 있고, 다른 게임을 하기도 한다. 웹툰을 보거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잠도 많이 잔다. 노래는 부르는 거 말고 듣는 걸 좋아해서 자주 듣는다.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축구에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따로 응원하는 팀이 있는지?

응원하는 팀은 없고 선수는 있다. 개인적으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선수랑 케빈 더 브라위너 선수, 손흥민 선수를 좋아한다.

> 개인 방송에서 팬들과 소통을 잘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 사이에서 일명 '소통왕'으로 불리고 있는데, '너구리' 선수에게 팬들은 어떤 의미인가?

올해 들어서 팬분들께 감사한 일이 너무 많았다. 저희가 정규 시즌에 방송도 많이 못 하고 경기력이 안 좋아서 성적도 안 나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기다려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 팬분들이 저희가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돼주셨다.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머 시즌에는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는데 롤드컵에서는 좋은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올해 팬분들께 받은 것들이 너무 많아 꼭 보답하고 싶다. 산책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만족하실 것 같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수정 기자 soojk30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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