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스스로 플레이를 조정할 수 있는 똑똑함까지 갖췄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눈에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재능은 특별하게 보인 모양이다. 현역 시절 빅리그를 경험한 입장에서 이정후가 충분히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튼 감독은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이정후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외야 수비는 메이저리그 선수들 만큼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타격은 한국과 다른 환경,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지만 이정후의 능력과 똑똑함을 본다면 한 주, 한 달 단위로 수정을 하면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롯데가 최근 3연패에 빠진 데는 이정후를 막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 지난 29~30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2연전에서 이정후에게만 4안타 5타점을 헌납했고 2경기 연속 한 점 차로 석패했다. 1일 두산전까지 1-2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롯데의 5강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튼 감독에게 이정후는 적으로 만나면 골치 아픈 선수지만 동시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뛰어난 타자다. 이정후가 최근 미국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고 있지 않은 가운데 적장이자 빅리그 선배의 눈에는 이정후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
서튼 감독은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통산 252경기 타율 0.236 98안타 12홈런 78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7시즌이나 빅리그 무대를 밟은 커리어는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은퇴 후에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마이너리그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빅리거가 되기 위해 어느 정도 레벨까지 기량을 끌어올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서튼 감독의 기준에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요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서튼 감독이 특히 이정후의 재능뿐 아니라 지능까지 눈여겨보고 있다. 같은 타자 출신으로서 이정후의 호쾌한 스윙은 물론 명석한 두뇌가 빅리그에서 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튼 감독은 "팬들은 보통 이정후의 기록을 보면서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을 하지만 내가 볼 때 신체적인 능력은 물론 굉장히 똑똑한 타자"라며 "타석에서 순간적으로 조정을 해서 투수와 체스 게임을 매우 잘한다"고 치켜세웠다.
또 "이정후의 감이 좋을 때는 최대한 승부를 피해서 적극적으로 상대를 안 해야 하지만 반대로 좋지 않을 때는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게 이정후를 공략하는 방법 중 하나다"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정후를 향한 전직 빅리거들의 찬사는 서튼 감독이 처음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을 뛰며 1652경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의 금자탑을 쌓았던 추신수(SSG 랜더스) 역시 이정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주저 없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이정후도 매년 진화를 거듭한다. 올 시즌에는 19홈런을 쏘아 올려 데뷔 첫 20홈런이 눈앞이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장타력까지 크게 향상됐다. 최다 안타 1위(157), 타점(91) 공동 1위, 타율(0.344) 2위, 출루율 2위(0.415)를 달리고 있어 타격 4관왕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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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