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2.08.01 12:23 / 기사수정 2022.08.01 16:05
롯데는 후반기 1승 1무 7패 부진 여파 속에 7위로 추락했다. 전반기를 4연승으로 마감했던 상승세는 온데간데없고 5위 KIA와의 격차도 7.5경기로 벌어졌다.
롯데의 후반기 부진에는 투타 엇박자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스파크맨의 지분이 적지 않았다. 스파크맨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어도 스파크맨이 제 몫을 해줬다면 현재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스파크맨은 먼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3이닝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롯데는 이날 0-23으로 무릎을 꿇으며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차 패배의 불명예 역사를 썼다. 스파크맨이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경기 흐름은 KIA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롯데는 후반기 첫 3연전 스윕패를 떠안았다.
스파크맨은 한국을 떠나게 됐지만 '0-23 참사'는 당분간, 아니 어쩌면 수십 년 동안 깨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기 선발투수였던 스파크맨의 이름을 야구팬들이 긴 시간 동안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주고 떠났다.
어린이날 '제로퀵' 역시 화제였다. 스파크맨은 지난 5월 5일 수원 kt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단 한 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사구 6실점이라는 믿기 힘든 투구 기록을 남겼다.
스파크맨 '제로퀵' 여파로 일찌감치 기운 승부를 되돌릴 수 없었다. 롯데는 결국 어린이날 시리즈 위닝 시리즈를 허무하게 kt에 헌납했다. 공교롭게도 곧바로 이어진 삼성과의 사직 주말 3연전까지 스윕으로 무너지면서 4연패에 빠졌다. 스파크맨의 부진이 팀 전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하지만 롯데는 스파크맨에게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했다.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전력 보강이나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 결단에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새 외국인 투수가 후반기 남은 기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5강 다툼이 쉽지 않다.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정규시즌 잔여 50경기에서 최소 37승 이상을 거둬야만 자력으로 5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올해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롯데가 스파크맨을 두고 부렸던 여유 혹은 고집은 말 그대로 '기적'에 기대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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