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8 12:04 / 기사수정 2007.10.28 12:04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10분 출전, 두 선수에게 부족한 시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이동국(28, 미들즈브러)과 설기현(28, 풀럼)이 주전 경쟁을 놓고 매 주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선수는 포지션이 겹치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밀리고 있어 짧은 출전 시간에 그치고 있다.
매 주말 저녁 이들의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팬들은 맹활약을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두 선수에게 밀려오고 있는 먹구름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이동국과 설기현은 27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과 선더랜드전에서 나란히 후반 35분 출전했다. 그러나 두 선수에게 남은 시간은 10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좀처럼 실력 발휘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선발도 아니고, 승부처도 아닌 떄에 투입된 이들의 10분 출전은 두 선수의 팀 내 입지가 불안해졌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동국은 지난 8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 이후 3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자신의 경쟁자 제레미 알리아디에르가 맨유전에서 전반 7분꼴을 넣었고 후반 11분에는 리저브팀 공격수였던 벤 허친슨이 이동국보다 먼저 교체 투입돼 향후 허친슨과 출전 경쟁해야 할지 모를 위기감이 찾아왔다. 장지현 'MBC-ESPN' 해설위원은 "허친슨의 투입은 이동국이 주전 경쟁에서 밀렸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의 생존 경쟁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 경쟁자 알리아디에르는 맨유전에서 미들즈브러 이적 후 첫 골을 넣었고 또 다른 경쟁자 툰카이 산리는 3차례 날카로운 크로스로 팀의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연결하는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이적 후 2골을 넣은 호삼 아메드 미도도 있어 시즌 인상깊은 활약이 부족했던 이동국과 대조가 된다.
이동국은 내년 1월 미들즈브러와 재계약 협상을 하게 된다.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에 재계약을 논의하는 관례에 따라 내년 1월 팀 잔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주어질 기회가 이제 9번밖에 남지 않았다.
설기현도 위태하긴 마찬가지다. 선더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공격수 디오망시 카마라의 부상으로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그는 풀럼 이적 이후 처음으로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반면에, 설기현의 포지션 경쟁자 사이먼 데이비스는 전반 32분 골을 터뜨려 기존 오른쪽 주전 윙어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왼쪽 윙어로는 공격수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던 클린트 뎀프시가 출전해 설기현을 조커로 밀어냈다.
설기현의 향후 팀 내 입지는 로리 산체스 감독의 경질 여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산체스 감독은 1승6무4패의 부진한 팀 성적 때문에 사령탑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설기현은 9월 23일 맨체스터 시티전 도움 기록 이후 최근 4경기 동안 72분-29분-45분-10분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어 성적 부진으로 속타는 산체스 감독으로부터 주전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국과 설기현은 힘든 인내의 시간을 거쳐 오늘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주전 진입을 위한 기회는 남아 있어 이들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를 활발히 휘저으며 목마른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줄지 기대해보자.
[사진=이동국 (C) MFC.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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