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인턴기자) 과거 리버풀의 수문장이었던 크리스 커클랜드가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커클랜드는 "예전에 10년 동안 진통제를 투약한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찾아왔다. 극단적 시도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커클랜드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리버풀의 골문을 지킨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허리 문제로 고통 받았고 진통제를 투약해야 했다. 오랫동안 진통제를 투여한 탓에 중독된 커클랜드는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커클랜드는 "진통제 중독은 환각과 과호흡을 일으켰다. 2016년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고 있을 때 극단적 시도까지 했다"라며 "문득 아내와 딸이 생각났다. 가족이 날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고 끔찍했던 기억을 꺼내들었다.
또한 여전히 약물 중독과 싸우고 있다고 털어놨다. 커클랜드는 "올해 2월까지도 부작용이 이어졌다. 인도에서 인터넷 주문을 통해 진통제를 구입했다.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복용했다"라며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가 누군지 잊어버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경험이었다. 심한 고통 속에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 약을 모두 버렸다"라며 "난 '약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곧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 뿐만 아니라 아내, 딸에게도 끔찍한 시간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완벽한 남편, 아버지가 될 수 없었다. 약물은 날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었다"라며 "함께 있는 순간에도 환상이라는 느낌이 든다. 매일 밤 내 상태를 확인하는 아내는 다이아몬드 같은 존재였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축구계 동료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커클랜드는 "스스로 나아질 수 없다면 반드시 도움을 청해야 한다. 많은 선수들이 진통제를 남용하고 있다. 경기에 나서기 위해, 출전 수당을 받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통을 참으며 뛰는 선수들이 많다"라면서 "진통제는 없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최소한 정기적으로 진통제를 요청하는 선수가 있다면 클럽 차원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