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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프리뷰] 콜로라도의 반격은 일어날 것인가?

기사입력 2007.10.27 14:03 / 기사수정 2007.10.27 14:0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7' 월드시리즈가 개막되기 전, 많은 전문가들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세를 점쳤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상승세가 매서웠으나 보스턴은 무시할 수 없는 '큰 경기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선발진의 짜임새나 타선의 노련함에서 보스턴이 훨씬 앞서있었던 것이 사실.

그 예상은 현재까지는 적중하고 있다. 제 아무리 콜로라도가 시즌 막판부터 지금까지 22전 21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양 팀의 전력 차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2차전까지 드러난 보스턴의 전력은 매우 막강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허점은 존재하듯 콜로라도가 움츠러들 시기는 절대로 아니다. 현재 보스턴의 전력이 빈틈없이 보인다고 해도 월드시리즈 3연패할 때의 뉴욕 양키스나 90년대를 호령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처럼 강한 팀은 절대로 아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007'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보스턴에 내리 3연승을 거뒀듯이, 콜로라도가 타선의 응집력을 키우고 마운드에서 안정을 보인다면 그들도 충분히 연승을 거둘 수 있다. 벌써부터 레드삭스가 4연승으로 스윕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이 나오고 있으나 콜로라도가 위축되지 않는 의지와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다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 갈 것이다.

그리 높은 확률은 아니지만 이전의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되돌아보면 수세에 몰린 시리즈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어낸 사례는 충분히 존재한다.

콜로라도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위해선 무엇보다 리드오프가 살아나야한다. 그리고 그들의 출루율은 콜로라도의 장점인 타선의 집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거듭된 연승행진을 보이던 당시의 콜로라도는 기회가 찾아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그러나 8일간의 공백기를 거치고 난 후의 모습은 상승일로 당시의 타선이 아니었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나름대로 살아있었으나 투수의 볼을 골라내며 집요하게 공략하는 인내심과 집중력이 사라져있었다. 특히, 2차전에서 맞붙었던 보스턴 선발 실링은 초반에 불안한 모습을 보인터라 그 틈을 타서 득점을 올리려면 섣부르게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어야했다.

물론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할 떄도 있다. 하지만 상대투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 적에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며 많은 볼을 던지게 해 괴롭힐 줄 알아야한다.

그러나 콜로라도 타선은 작정하고 초구를 노렸는지 배트가 쉽게 돌아갔고 이는 안타가 아닌 범타로 끝났다.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실링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초구로 스크라이크를 잡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나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초구로 어떤 볼을 던지는데 있냐는 것.

실링은 1회 초 초구와 2, 3구를 직구로 승부하다 안타를 허용했고 1실점을 기록했다. 현재 실링의 직구는 전성기 시절의 묵직하고 빠른 강속구가 아니다. 실링은 볼의 속도와 위력은 줄어든 만큼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볼들을 적절히 조합해 노련한 투구를 펼쳤다.

초구를 비롯한 앞선 볼들이 맞아나가자 실링은 볼배합을 바꾸어 나갔다. 바로 현재 자신이 가장 잘 던지는 구질인 스플리터를 초구로 구사하기 시작했던 것. 순식간에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재빠르게 대처한 실링의 볼배합에 콜로라도 타선은 말려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 빨리 대처하지 못한 콜로라도 타선은 범타를 양산하며 실링이 스스로가 회복할 시간을 헌납하고 말았다. 반면, 현재 콜로라도 선발진 중, 가장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었던 우발도 히메네스는 조금씩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 볼넷을 거듭 허용, 2실점을 내주고 강판 당했다.

제 아무리 실링이 포스트시즌에서 10승 2패란 최고의 기록을 가진 투수라고 해도 결코 난공불락인 상대는 아니었다. 콜로라도 타선엔 현재의 상황을 읽어가면서 신중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부족했다.

콜로라도가 보스턴의 베켓과 실링 중 한 명을 침몰시켰다면 안방에서 벌어지는 쿠어스 필드 경기를 감안했을 때 보다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원정 2연패를 당한 현재 콜로라도는 반드시 보스턴의 3, 4선발을 공략해야만 한다.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가 상대할 보스턴의 3선발인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4선발로 예정된 존 레스터는 베켓과 실링에 비하면 쉬운 상대일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마운드에서 일찍 끌어내는 가에 달려있다. 그 열쇠는 콜로라도의 테이블세터인 윌리 타베라스와 마쓰이 가즈오가 얼마나 선발 투수들을 흔들어주고 출루해 주는가가 승부의 관건으로 보인다.

2차전에서 타베라스나 마쓰이가 적어도 한두 번만 출루해줬어도 상황에 따라서 콜로라도가 근소하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3번 타자인 맷 할리데이가 4타수 4안타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콜로라도 테이블세터 진의 부진한 모습은 앞선 스코어에서도 유인구를 골라내며 승부구를 커트해 내는 등의 끈질진 승부를 펼친 보스턴의 테이블세터 진 더스틴 페드로이아-케빈 유킬리스와의 모습과는 대조적 이었다.

결코, 투수와 섣부른 승부를 펼치다가는 쉽게 진루하지 못한다. 또한, 빠른 발을 가진 주자가 지속적으로 출루해서 기동력을 발휘하는 것만큼 투수들을 괴롭히는 방법도 드물다.

특히, 마쓰자카는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볼들을 던지며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많이 노출했었다. 만약 마쓰자카의 유인구에 쉽게 속아 빠른 범타로 물러난다면 이것만큼 마쓰자카를 도와주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신경이 예민한 마쓰자카를 마운드에서 일찍 끌어내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끈질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리고 주자가 루상에 진루했을 시에는 반드시 그 기회를 살려야한다. 이것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지름길이며 로키스타선이 지닌 연타능력을 다시 살리는 길도 될 것이다.

또한, 적은 규모의 펜웨이파크와는 달리 5만 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쿠어스필드는 매우 이질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 구장과 분위기에 익숙한 로키스 선수들은 안방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여건도 충분히 살려야 할 것이다.

이미 보스턴은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홈팬들의 극성스러운 응원을 등에 업고 심리전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그것을 되갚아 주려면 쿠어스필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야한다.

경기장 분위기에서 이기는 방법은 적응력도 문제가 되지만 어느 상황에서도 범실을 범하지 않는 집중력과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는 냉정함에 있다. 지금까지 로키스가 연승을 거두어 오면서 보인 놀라운 부분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지한 침착함에 있었다.

펜웨이파크에서의 경험은 두 번으로 충분했다. 이제 더 이상 방심은 허락하지 않는다. 이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어이없는 실책은 없어야만 할 것이다.

<사진=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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