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1 09:08 / 기사수정 2011.04.11 09:08
최근 몇 년간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뽑는 걸 선호해왔다. 투수가 타자보다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데 비교적 적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통설이기 때문. 게다가 국내리그가 최근 몇 년간 ‘타고투저’현상을 보이고 있다. 각 구단은 수준 높은 외국인 투수가 상대 타자를 구위로 압도할 것을 바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탓에 외국인 타자를 보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도 예외는 있는 법. 지난 시즌 터지지 않는 타선에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과 넥센이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라이언 가코(30)와 코리 알드리지(32)를 영입해 중심 타선의 강화를 노렸다. 그런데 이들은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초반까지 부진의 늪에 빠지며 삼성 류중일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의 속을 끓게 했다.
실제로 개막 후 5경기서 알드리지는 5푼6리(18타수 1안타), 가코는 2할1푼1리(19타수 4안타)에 그치며 부진했다. 유인구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는 모습. 때문에 기대했던 장타도 드물어 상대 투수에게 전혀 위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유인구를 적재적소에 섞는 국내 투수들의 피칭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외국인 타자의 속설이 맞아떨어지나 싶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경기서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류 감독은 "나믿가믿은 유효하다"며 계속해서 가코에게 믿음을 심어줬고, 가코는 지난 10일 문학 SK전서 3안타 1타점을 뽑아내며 SK에이스 김광현 무너뜨리기에 일조했다. 아직 홈런은 없지만, 몸쪽 코스에 적응력이 높아지고 있다.
알드리지도 지난 9일과 10일 롯데전서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최근 김 감독으로부터 "나는 너를 외국인 선수가 아닌 팀원으로 생각한다"는 위로를 받은 이후 타격감이 점점 좋아지는 모양새다. 9일 경기서는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터트렸으며, 10일 경기서는 컨디션이 좋던 장원준의 밋밋한 변화구 실투를 공략해 솔로포로 연결했다.
삼성과 넥센은 여전히 중심 타선의 위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가코와 알드리지가 고비처에서 꾸준히 타점과 장타를 뽑아내야 국내 선수들과의 시너지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각 팀 외국인 투수들의 시즌 출발이 괜찮은 상황 속에서 유이한 외국인 타자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사진=알드리지-가코(클리블랜드 시절)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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