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타자 정훈이 2달 만에 짜릿한 손맛을 보며 팀의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정훈은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훈은 이날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3일 만에 선발 1루수로 나섰다. 지난 5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부상 재발로 3주 동안 또다시 자리를 비웠던 가운데 선발 복귀전에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롯데가 2-1로 앞선 3회말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투수 곽빈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투 스트라이크로 몰려 있는 상황에서 3구째 144km짜리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지난 4월 24일 삼성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그것도 부상 이후 첫 선발 출전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며 화려한 귀한을 알렸다.
1루 수비도 매끄러웠다. 두산 타자들의 날카로운 타구를 수차례 잡아낸 것은 물론 내야수들의 송구도 매끄럽게 처리해 주면서 롯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정훈은 경기 후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감각을 빨리 회복하기 위해 모든 공에 풀스윙을 한다고 마음먹었던 게 한 번은 걸린 것 같다"고 웃은 뒤 "갖다 맞추는 스윙을 하다 보니까 나만의 장점이 없어진 것 같아서 무조건 풀스윙하는 쪽으로 훈련했는데 오늘 타석에서는 느낌이 괜찮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선배 이대호와 격한 포옹을 나눴던 뒷얘기도 전했다. 전날 게임이 비로 취소된 뒤 이대호의 초대로 저녁 식사를 함께한 게 홈런의 보탬이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정훈은 "대호 형이 어제 저녁에 직접 삼겹살을 구워줬는데 날 안아주면서 생색을 내는 느낌을 받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내가 못하면 조금 위축되는 스타일이라 오늘 못 칠 줄 알고 미리 밥을 먹이려고 초대한 것 같다. 그래도 대호 형이 잘 구워줘서 맛있게 먹고 왔다. 대호 형이 고기를 정말 잘 굽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다시 개막전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한 번 달려가 보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