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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러시아 개최 대회에서도 '피겨 퀸'

기사입력 2011.03.28 07:52 / 기사수정 2011.04.07 00:4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현역 여자 싱글 스케이터들 중, 러시아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가장 준수한 성적을 올린 스케이터로 나타났다.

2006년 12월. 당시 16세였던 김연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2006-2007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파이널 대회 출전했다. 2006년도는 김연아가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던 첫 시즌이었고 그랑프리 3차시리즈인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서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에릭 봉파르 대회 우승으로 김연아는 6명이 출전할 수 있었던 그랑프리 파이널에 첫 초청을 받았다. 당시, 일본은 아사다 마오(21), 안도 미키(24), 수구리 후미에(30) 등 3명의 스케이터를 이 대회에 출전시켰다. 이들 외에 유럽챔피언인 사라 마이어(27, 스위스)도 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러시아 북구의 싸늘한 바람이 불던 12월 중순. 김연아는 온전치 못한 몸을 이끌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김연아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록산느의 탱고'와 '종달새의 비상'을 무리 없이 소화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11월 24일. 2007-2008 ISU 그랑프리 시리즈 'CUP OF RUSSIA'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는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당시 김연아가 연기한 롱프로그램인 '미스 사이공'의 점프 구성은 올림픽 시즌에 선보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 버금가는 어려운 난이도를 지니고 있었다.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트리플 룹 점프까지 완벽하게 뛰어냈다. 김연아가 룹 점프를 가장 어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대회에서는 매우 정석적인 트리플 룹 점프를 구사했다.

그 외에도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단독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살코, 그리고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 점프까지 구사해냈다. 단독 트리플 러츠에서 랜딩이 조금 흔들린 것을 제외하면 모든 점프 요소를 완벽하게 수행해낸 김연아는 133.70점의 점수를 받는다.

최종합계 197.20점을 획득한 김연아는 여자 싱글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00점대에 근접하게 접근한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남자 싱글 선수 6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기록했다. 199.98점으로 남자 싱글 5위에 오른 코즈카 타카히코(22, 일본) 다음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연아는 이때부터 남자 선수들의 점수에 버금가는 여자 싱글 선수로 주목받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러시아는 김연아에게 있어 '약속의 땅'과 같다. 첫 번째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이룬 곳이자 200점대에 근접한 점수를 올린 장소가 바로 러시아였다. 그리고 2010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 만에 '여왕의 귀환'이 이루어지는 장소도 일본 도쿄가 아닌, 러시아 모스크바로 결정됐다.



경쟁자들의 러시아 대회 성적은?

올 시즌 김연아 이외에 여자 싱글 부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스케이터는 안도 미키다. 안도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번 정상에 등극했고 전일본선수권과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2007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던 안도는 올 시즌에 접어들면서 가장 안정된 점프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안도 미키는 지금까지 'CUP OF RUSSIA'에 총 세 번 출전했다. 처음으로 출전한 2005-2006시즌에서는 2위에 올랐고 지난 2009-2010 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올 시즌에 열린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2년 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안도는 171.93점의 점수를 받았다. 당시 안도와 경쟁을 펼쳤던 스케이터는 알레나 레오노바(21, 러시아)와 애쉴리 와그너(20, 미국) 그리고 알리사 시즈니(23, 미국) 등이 있었다.

아사다 마오도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150.28점의 점수로 5위에 머물고 말았다. 올 시즌 'CUP OF RUSSIA'에 출전한 안도는 174.47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대회 여자 싱글 엔트리는 2010-2011 그랑프리 시리즈 중, 가장 출전 선수의 레벨이 떨어지는 대회였다. 안도는 이 대회에서 스즈키 아키코(26, 일본)와 애쉴리 와그너 등을 제치고 2연패를 달성했다.

아사다 마오는 러시아 지도자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점프 코치로 명성을 떨쳤던 라파엘 아르투니안이 아사다를 지도했었고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러시아 피겨의 대모'이자 세계적인 안무가인 타티아나 타라소바가 아사다의 코치로 활약했다.

아사다가 'CUP OF RUSSIA'에 출전한 적은 단 한번 밖에 없었다. 2009-2010 시즌에 이 대회에 출전한 아사다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5위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아직까지 시니어 진출 이후 러시아에서 우승한 경험은 없다.



김연아는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과 캐나다 등 여러 곳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어왔다. 반면, 아사다는 자국인 일본과 한국이 '약속의 땅'이었다. 아사다는 총 11번의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 중, 일본(3번)과 한국(3번)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횟수가 6번에 이른다. 프랑스에서 2번 정상에 올랐고 캐나다와 스웨덴,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열린 대회에서 각각 한번 씩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퀸'에 등극한 알리사 시즈니는 2008년과 2009년, 'CUP OF RUSSIA'에 출전해 두 번 모두 4위에 올랐다. 지난 2월에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미라이 나가수(18, 미국)는 아직까지 'CUP OF RUSSIA'에 출전한 경험이 없다.

김연아의 2승이 안도 미키의 2승보다 값진 이유는?

김연아와 안도 미키는 시니어 대회 중, 러시아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나란히 2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안도는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만 두 번 정상에 올랐다. 점수도 170점대였고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반면, 김연아는 한 시즌을 마감하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CUP OF RUSSIA'에서는 세계신기록을 수입하며 이 대회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이러한 기록들을 볼 때, 러시아가 '약속의 땅'인 주인공은 김연아였다. 러시아는 첫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이 이뤄진 곳이자 '미스 사이공'이 최상의 날개를 편 장소이기도 하다. '적지'와 다름없었던 일본 도쿄에서 개최지가 모스크바로 바뀐 변수가 호재로 작용할지는 뚜껑이 열려봐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2일, 김연아는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자신의 새로운 쇼트프로그램인 '지젤' 훈련을 15분 동안 공개했다. 안무 소화력과 스케이팅과 스핀 등에서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김연아는 그동안 준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왔음을 증명했다. 김연아는 4월 24일 개최되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스포츠팀]

[사진 = 김연아, 안도 미키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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