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더 잘할 거에요. 표정을 보세요.”
어느덧 홈런 1위. 부활한 박병호에 대해 7일 이강철 감독은 “더 잘할 거에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당일 박병호는 홈런 한 방을 더 추가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먼저 시즌 10호포 고지를 선점,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대업적을 달성하면서 홈런왕의 부활을 알렸다.
이튿날 이 감독에게 다시 물었다. “더 잘할 것”이라는 확신은 박병호의 어떤 부분을 보고 느낀 것이냐고. 이에 이 감독은 박병호의 표정을 주목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의 표정을 보면 아주 밝지 않나. 지금 성적이 좋으니 선수 표정도 밝고, 부담감도 떨친 모습이라 더 잘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에이징커브, 지난 겨울 FA 이적 때부터 박병호를 따라다녔던 ‘오명’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연속으로 2할대 초반 타율에 20홈런을 겨우 달성한 박병호가 에이징커브에 접어들었고, KT로 이적한 새 시즌에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의 반등을 믿었다. 이강철 감독은 시즌 전부터 “지난 시즌도 배트 스피드나 주루도 평균 이상이었다. 에이징커브가 보였으면 안 데려왔다”라며 그를 믿었다. 다만 이 감독은 그가 성적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별다른 칭찬이나 기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저 “욕심 내지 말고 편하게 하라”며 짧게 격려할 뿐이었다.
그리고 이 감독의 확신과 믿음은 적중했다. 시즌 초반 박병호는 예상을 깨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홈런 1위는 물론, 강백호, 라모스, 황재균 등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홀로 중심을 지키며 제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
박병호의 활약에 이강철 감독도 ‘싱글벙글’이다. 무엇보다 박병호가 부담감을 떨친 것이 더 기뻤다. 이 감독은 “성적이 나오니 (FA 이적생이라는) 부담감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홈런도 많이 나오니 자존심도 세워지면서 (에이징커브라는) 편견도 깨지고 있으니 기분이 좋을 것이다. 멘탈이 좋은 상황이니 성적도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활짝 웃었다.
시즌 10호포, 지난 시즌 118경기에서 때려낸 홈런(20개)의 절반을 올 시즌엔 29경기 만에 때려냈다. “작년만큼만 해도 된다”는 이 감독의 기대보다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박병호다. 이에 이 감독은 “그건 부담 주지 않으려고 한 얘기다”라고 웃으면서도 “페이스도 좋고 앞뒤 타순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박병호가 잘해주고 있다. 6월에 강백호와 라모스가 돌아오면 더 좋아질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걱정하지 않는다"는 박병호를 향한 감독의 확신은 시즌 초반 적중했다.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까지 예언처럼 맞아든다면 KT는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감독의 기대 하에 새 시즌 새 팀에서 부활을 노래하고 있는 박병호가 감독과 KT의 희망가를 완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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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