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이 공수에서 제 몫을 해내며 팀의 3연패 탈출에 큰 역할을 했다. 결정적인 순간 '발야구'를 선보이며 팀에 승기를 가져다줬다.
유강남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4차전에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LG의 4-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팀이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병살타 이후 4회초 두산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까지 뺏기면서 유강남이 느낀 아쉬움과 팀에 대한 미안함은 더 컸다.
유강남은 마음의 빚을 방망이가 아닌 '발'로 갚았다. 5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1-1 동점이 된 직후 내야 땅볼로 물러나는 듯 보였지만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1루로 내달리면서 값진 한 베이스를 얻어냈다.
유강남의 '발야구'는 계속됐다. 2사 후 문성주의 내야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곧바로 터진 홍창기의 좌전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전력질주했다. 김민호 3루 주루코치가 과감하게 팔을 돌렸고 유강남도 속도를 올려 멋진 슬라이딩으로 홈 플레이트에 발을 찍었다. LG가 2-1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LG는 6회초 두산에 2점을 내주며 다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말 2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유강남은 7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8회초 김진성, 9회초 고우석을 안정적으로 리드하고 LG의 승리를 지켜냈다.
유강남은 경기 후 "힘든 경기를 했는데 그래도 이기니까 덜 피곤한 것 같다"고 웃은 뒤 "2회 내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수비할 때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게임 운영도 꼼꼼하게 하려고 했다. 대령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역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오늘 지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뛰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5회말 득점 상황은 내 발이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올 정도가 아니었다면 김민호 코치님께서 팔을 안 돌리셨을 거다. 나고 그 정도 발은 된다"고 농담을 던진 뒤 "사실 2회 병살타 때 더 열심히 뛰었는데 몸이 덜 풀렸는지 다리가 앞으로 안 나갔다. 1루까지 너무 멀게 느껴졌다. 그래도 (홍) 창기 안타 때는 잘 뛰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해 인터뷰룸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주전 포수로 느꼈던 고충도 털어놨다. 최근 타선 침체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지만 이날 승리로 한결 가벼운 마음속에 어린이날 시리즈에 임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유강남은 "지난 주말 롯데와 3연전은 경기가 풀리지 않으려고 하니까 정말 너무 안 풀리더라. 선수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며 "프로에 와서 연패에 한번 빠지면 끊기가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연승도 연패도 어렵게 게임을 하다가 이기든 지든 결과가 나오는데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