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설경구가 학교 폭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다.
설경구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아들을 둔, 변호사 아버지 강호창을 연기했다. 아들을 향한 부성애와 함께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25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설경구는 "연극은 보지 못했다. 제목이 되게 강렬하고 이전에 보지 못한 제목이라서, 일단 제목에서 오는 궁금함이 있었다. 처음부터 저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 건 아닐 텐데 꽤 오랜 시간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한 걸로 안다. 책을 보여준다고 해서 봤는데 강렬하게 느껴졌다"며 "이전 김지훈 감독의 '타워'랑은 다른 느낌의 책이라 호기심이 있었다"고 작품 출연 계기를 밝혔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지난 2017년 하반기 촬영을 마쳤으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개봉을 보류해왔다. 5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 촬영 이후 작품을 보지 않았으며,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본을 처음 봤다는 설경구는 "5년 만에 처음 봤는데 저는 문소리 씨랑 천우희 씨한테 이입이 되더라. 그래서 답답하고 속상하고 아파하면서 봤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 입장이 아니고 그 두 분에게 이입이 돼서 봐지더라. 되게 마음 아프게 봤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 가해자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학교 폭력 주제의 작품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 작품을 만난 뒤 학교 폭력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생기기도 했을까.
이에 설경구는 "뉴스를 보면서 보고 공분하고 하지 않나. 꾸준히 있었던 일이고 요 근래까지도 꾸준히 벌어진 일이다. 강도가 더 세지면 세졌지 나아지는 것 같진 않다. 새로운 건 없는데 더 지능화 됐다고 해야 하나.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개인 대 개인이 아니고 패거리? 그런 괴롭힘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영화 하나가 세상을 바꾸진 않겠지만 꾸준히 계속 건드려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은 든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가해자 부모의 시선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다보니 자식은 괴물이 되고 부모는 악마가 됐다, 정확한 말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천우희, 문소리와의 호흡도 짚었다. 특히 천우희의 캐스팅엔 설경구가 활약하기도 했다. 이미 출연을 고사한 천우희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는 것.
설경구는 "몇 명의 후보가 나왔는데 천우희 씨가 있었다. 저는 바로 천우희 씨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정식 교사가 되고 싶어 하는 보조 교사고 그 학교 출신이고 친구 같은 느낌, 단단한 느낌도 있고. 그 느낌이 딱 천우희 씨 같았는데 한 번 고사를 했다더라"며 "너무 아까워서 매달려보잔 마음으로 연락을 한 거였다. 근데 고맙게도 마음을 고쳐먹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절친한 동료인 문소리와의 호흡에 대해선 "문소리 배우랑은 정말 친하다. 이전에 작업을 할 때는 밥 같이 먹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았다. 같은 작업을 안 하더라도 몇 번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하는 사이였다. 근데 이 영화를 할 때는 같이 밥 한 번 안 먹고, 술 한 잔 안 먹었다. 문소리 배우가 혼자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모습을 지켜줘야 할 것 같아서 감히 말도 잘 못 붙이고 간단한 대화 외에 사적인 이야기는 거의 안 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 = ㈜마인드마크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