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투타 기둥으로 주목받았던 찰리 반즈와 DJ 피터스가 극과 극의 시즌 초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반즈가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피터스는 침묵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롯데는 지난 17일 kt 위즈를 3-0으로 꺾고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시즌 7승 6패로 단독 5위를 유지한 가운데 기분 좋게 한주를 마감했다.
이날 롯데의 승리를 이끈 수훈갑은 단연 선발투수로 나선 반즈였다. 반즈는 8⅔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KBO 첫 완봉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홈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안방에서 롯데 새 에이스로 인정받는 기쁨을 맛봤다.
반즈는 정규시즌 개막 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8의 특급 성적을 찍고 있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지난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의 경우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문제였다. 4실점(비자책)을 기록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9탈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여기에 미국 시절 루틴 대로 4일 휴식 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인 것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롯데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스프링캠프 막판 입었던 옆구리 부상 여파 속에 정규시즌 합류가 늦어졌던 상황에서 반즈의 활약으로 초반 고비를 넘겨가는 모양새다. 스파크맨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반즈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즈가 펄펄 나는 것과는 다르게 피터스는 KBO 투수들에게 고전 중이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222(36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정규시즌에서도 좀처럼 방망이가 터지지 않고 있다.
개막 후 13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했지만 타율 0.125(48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에 그치고 있다. 지난 15~16일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구안이다. 55타석에서 볼넷은 6개에 그친 반면 삼진은 19개나 당했다. 출루율 0.236, 장타율 0.208로 롯데가 기대했던 OPS 히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뛰어난 외야 수비 실력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타격 성적으로 롯데에 고민을 안겨줬다.
현역 시절 KBO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래리 서튼 감독은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더 뛰어난 타자"라며 피터스를 향한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롯데는 13경기 팀 타율 0.262로 10개 구단 중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대호, 안치홍, 한동희, 전준우, 정훈 등 주축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피터스의 부진 속에 큰 파괴력은 느껴지지 않는 상태다.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를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반즈는 물론 스파크맨, 피터스까지 국내 선수 이상의 몫을 해줘야 한다. 스파크맨이 하루빨리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추고 슬럼프에 빠진 피터스가 반등해야만 롯데의 시즌 초반 순위 다툼에도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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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