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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행진' 파브리가스, "올 시즌은 나의 것"

기사입력 2007.09.03 20:04 / 기사수정 2007.09.03 20:04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지난 시즌은 호날두, 이번 시즌은 파브리가스?

'앙리 없는' 아스날이 심상치 않다. 팀의 핵심인 티에리 앙리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부진이 예상되었던 아스날은 리그 4경기를 치른 현재 3승 1무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골득실로 리버풀에 뒤져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 경기를 더 치른 다른 팀보다 먼저 승점 10점을 챙긴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도 순항 중이다.

아스날 초반 돌풍은 다른 팀의 돌풍과는 사뭇 다르다. 아스날은 별다른 선수 영입 없이 이번 시즌을 맞이한데다, 팀의 핵심 앙리를 대체할 마땅한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초반 수비의 중축인 갈리스, 에부에, 레만과 신입생 사냐가 이따라 부상을 당하며 상당한 수비 공백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아스날은 '거너스(Gunners)'라는 별칭에 걸맞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세간의 염려를 잠재우며 순항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번 시즌 돌풍의 주인공,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있다.

파브리가스, 달라진 득점력으로 돌아오다

파브레가스는 2003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떠나 아스날에 입단했다. 당시 16살의 파브레가스의 자리에는 백전노장 패트릭 비에이라와 지우베르토 시우바가 있었고,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칼링컵 밖에 없었다.

2004년 비에이라의 부상으로 리그 경기에 출장했던 파브레가스는 아스날 사상 최연소 출장기록과 최연소 득점기록을 갈아치우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전 유럽에 알렸고, 아스날이 2005년 FA컵을 차지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비에이라가 유벤투스로 떠나면서 '10대 돌풍' 파브레가스의 위치는 더욱 확고해졌다. 비에이라의 번호 4번을 받은 파브레가스는 05/06 시즌에 무려 49경기에 출장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파브레가스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대선배 비에이라가 있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이처럼 중요한 골을 터뜨려주던 파브레가스이지만, 그의 득점력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는 지우베르토 시우바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에 서면서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고 찬스도 많이 잡았지만 막상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06/07 시즌 그는 무려 15개에 달하는 어시스트를 했지만 막상 자신이 성공시킨 골은 4골에 그쳤다.

그러던 파브레가스가 달라졌다. 파브리가스는 6경기를 치른 현재 4골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골 기록에 다가갔다. 올해로 20살이 되는 파브리가스는 어느새 '도우미'에서 '해결사'로 변신하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나섰다.

파브리가스, 제2의 스콜스? 제2의 호날두?

파브리가스의 득점포는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가동되었다. 스파르타 프라하와의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1차전에서 파브리가스는 후반 27분 팀의 선제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3차 예선 2차전에도 후반 37분 아스날의 두 번째 골을 넣으며 3-0 승리의 공신이 되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시동이 걸린 파브레가스의 득점포는 리그에서도 멈출 줄을 몰랐다. 아스날은 '신예 돌풍' 슈마이켈의 신들린 선방에 고전하며 맨체스터 시티와 무승부를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35분, 흘렙의 스루패스를 받은 파브리가스는 멋진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맨체스터 시티의 3연승과 슈마이켈의 3경기 무실점 기록을 깨뜨렸다. 아스날이 귀중한 승리를 거둔 건 말할 것도 없다.

지난 포츠머스전에는 센데로스가 퇴장당하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포츠머스의 고조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브레가스가 골만 터뜨리면 승리를 거두는 아스날은 10명이 싸우는 어려운 상황에서 포츠머스에 3-1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파브레가스의 최근 골은 아스날의 공격수나 측면 요원들이 수비를 측면으로 유인한 사이 중앙으로 침투하며 넣은 골들이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 시즌에도 계속 시도하던 것이지만, 한 단계 성장한 파브리가스는 이러한 전술을 골로 연결하며 아스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웽거 감독도 파브레가스에 대해 "파브레가스를 보면 폴 스콜스가 갖고 있는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게임을 풀어가는 지능, 패스 능력, 페널티 박스로 들어가는 타이밍 등이 꼭 폴 스콜스 같다. 그리고 사람들이 종종 잊어버리는데, 그는 아직 20살이다!"라고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웽거 감독은 파브레가스가 지난 시즌과 달리 찬스를 곧바로 골로 만드는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며 무척 기뻐했다.

파브레가스는 챔피언스리그 예선 경기를 포함해 3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그의 상승세는 마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호날두를 보는 듯하다. 포르투갈의 신예가 자신의 스타일로 프리미어리그를 사로잡았듯, 스페인의 '희망' 파브레가스가 프리미어리그를 휘어잡는 멋진 활약을 보일지, 그의 골 행진이 주목된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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