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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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헬링의 궤도를 따라 걷는가?

기사입력 2007.09.03 00:35 / 기사수정 2007.09.03 00:3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001년 겨울 텍사스 레인저스는 98년 20승으로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던 에이스 릭 헬링(36)을 떠나 보내고 박찬호(34.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 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를 새 간판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텍사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쫓겨났다. 그리고 2007년 현재, 박찬호는 3년 전 헬링처럼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2002년 김병현(28. 플로리다 말린스)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함께 뛰기도 했던 헬링은 당시 애리조나의 3선발로 활약, 10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별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재계약에 실패, 2003년 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후 헬링은 2003시즌 중반 플로리다로 이적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체험하기도 했으나 이미 중간계투용으로 전락했던 상태.  2004년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5선발급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스프링캠프에서 다리 부상을 입고 쫓겨났다.

미네소타 방출 후 명예를 얻었던 텍사스로 돌아갔으나 부상 후유증으로 트리플 A에서 2004' 시즌을 마친 헬링. 2005년 밀워키 블루어스로 팀을 옮긴 헬링은 그해 7월 메이저리그에 복귀, 선발-중간을 오가며 데릭 턴보(29)와 함께 불펜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부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2006년 다리 부상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중간계투로 20경기 등판하는 데 그쳤다. 결국 부상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헬링은 '가족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올 시즌 초 은퇴를 선언했다. 선발투수로 가치를 인정받던 선수였으나 많은 피홈런, 연속된 부상으로 불운을 겪었던 헬링이었다.

박찬호는 어떠한가. 텍사스 시절 부상과 부진의 연속, 그리고 거액 계약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며 심한 마음 고생을 했던 박찬호는 결국 2005 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처분당하고 말았다.

2006' 시즌 7승을 거두며 나름대로 활약을 하던 박찬호는 급성 장출혈로 두 번이나 팀을 이탈, 가치가 떨어졌다. 팀이 지구 우승을 향해 열띤 경쟁을 펼치던 시기에 이탈한 것이라 박찬호의 공백은 더욱 뼈아팠다.

그리고 올 시즌, 뉴욕 메츠에서 방출 조치를 당한 박찬호는 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 굴욕을 겪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박찬호는 결국 휴스턴의 홈 미닛메이드 파크 마운드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2007년을 마치게 되었다. 

박찬호와 헬링은 투구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투수다. 박찬호가 전성기 시절 95마일(152km/h)이상의 빠른 직구와 파워 커브로 타자를 제압했다면 헬링은 빠르지 않은 직구에도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으며 승리를 따내던 기교파 이닝이터 였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행보만 단순히 지켜보면 그들의 발자욱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텍사스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던 두 왕년의 에이스들. 박찬호에겐 헬링의 발걸음을 잘 되새겨 보고 전철을 밟지 않도록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MLB.COM>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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