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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투 샷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 않은가" [현장:톡]

기사입력 2022.01.20 07:00


(엑스포츠뉴스 거제, 김정현 기자)

"그동안 한국 축구를 오랫동안 대표했던 박주영이 울산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목표를 달성하고 축구 인생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다."

19일 경상남도 거제 삼성호텔에서 울산현대축구단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이 기자회견에 나란히 참석했다.

10년 전 여름, 두 사람은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던 홍 감독은 병역 기피 의혹 등 여러 논란이 있었던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당시 홍 감독은 병역 기피 관련 해명을 위해 열린 박주영의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박) 주영이가 군대에 안 간다고 하면 제가 대신 간다고 말씀드리러 나왔습니다."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홍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박주영은 와일드카드로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고 동메달 결정전으로 열린 한일전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해 동메달 신화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병역법을 활용해 병역의 의무를 뒤로 미루며 유럽 생활을 이어가려던 박주영에게는 올림픽 메달로 '병역 특례'라는 카드를 손에 쥐었다. 그렇게 그는 홍 감독의 덕을 봤다. 

10년이 지나 박주영은 다시 홍 감독과 손을 잡았다. K리그1에선 FC서울 원클럽맨이었던 그는 2021시즌 17경기, 835분 출장에 그쳤고 공격포인트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지만,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즌을 잘 마무리했고 쉬는 중간에도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지만, 시즌이 끝나고 결국 서울과 뜻이 맞지 않아 새 팀을 찾아 나섰다. 

박주영은 홍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고 홍 감독은 흔쾌히 그 손을 잡았다. 박주영은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과 긴 시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 사실 감독님께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고 감독님께서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어떤 점을 보고 영입을 결정했는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10년 전 투 샷과는 분위기가 다르지 않은가"라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명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팀은 세 번째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다. 지난 시즌 두 명으로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컸다. 그리고 우리 팀은 아직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향후 롤모델로 삼을 선수가 필요했다. 물론 이청용 등 여러 베테랑이 있긴 하다. 어린 선수들이 미래에 꿈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조언을 들으면서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서 홍 감독은 "박주영의 커리어가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인연, 상처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신뢰로 발전했다. 박주영이 우리 팀에 입단한다면 경기장 안팎에서 무언가 할 거라는 걸 이해하고 있다. 우리 팀에 필요한 일들이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0년이 지나가도 안 변한 홍 감독의 진심은 마지막 문장에서도 묻어나왔다. 그는 "본인의 노력과 우리 팀의 도움으로 올 시즌 축구 인생의 마무리를 하는 시점에서 (박주영은)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제 입장에서 선수가 마지막에 열심히 뛰고 은퇴한다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선수 생활의 '막바지'라고 말했듯, 박주영에게는 선수로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과거 '축구천재'로 불렸던 그의 마지막 불꽃을 위해 다시 한번 홍 감독이 불쏘시개가 되려 하고 있다. 박주영의 '라스트 댄스'에 걸맞은 최고의 파트너이자 버팀목이 그를 응원한다. 

"지금까지 과거부터 해왔던 대로 잘 해줬으면 좋겠다. 부담 갖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항상 좋은 컨디션을 만들었을 때 출장하고 그러다 보면 주변에 있는 좋은 동료들과 함께 득점을 만들 거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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