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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신인 구와타,'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기사입력 2007.08.08 02:27 / 기사수정 2007.08.08 02:27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1995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는 수개월이 지나 존 레논의 'Imagine'을 피아노로 멋들어지게 두드리며 나타나 성공적 복귀를 자신했다.

그는 거인 군의 에이스였던 구와타 마쓰미(39. 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굳어져 있던 근육의 유연성 강화를 위해 피아노 교습을 했던 것. 구와타는 부상 때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자기 자신을 바꿔왔다.

그리고 2007년, 구와타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 메이저리그 신인으로 피츠버그 중간계투진의 한 구성원이 되어 있다. 지난 시즌 요미우리와의 계약을 끝낸 그는 은퇴를 택할 나이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도전에 매진하고 있다.

변신 또 변신

구와타는 부상 중에도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선수였다. 95년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선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공은 던질 수 없어도 하체는 단련해야 한다.'라며 2군 훈련장 트랙을 쉼 없이 돌았다. 피아노 교습은 팔꿈치 재활이 어느 정도 진전됐던 때의 일이다.

잔디가 무성했던 트랙은 어느새 맨땅이 되어버렸고 트랙은 이후 '구와타의 길'이라고 불리며 유명해졌다. 지난 7월 2군에 내려갔던 이승엽(31.요미우리)이나 2000년 팔꿈치 재활에 열중하던 조성민(34. 한화)도 '구와타의 길'을 걷고 또 걸었다.

또한, 2001년에는 일본의 정통 악극 가부키의 느린 동작을 참고해 자신의 투구폼을 수정했다. 느릿느릿하면서도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러운 동작을 참고했던 것.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면서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에 1차적 목표가 있었다.

2002년 일본 시리즈 우승 후에는 이소룡의 권법이던 절권도 등에 착안해 투구폼 교정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30대 중반의 구와타는 절권도의 '필살 일격' 개념을 도입해 릴리스 포인트에서 힘을 한 번에 쏟는 투구폼을 만드는 데에 주력했다.

그의 이러한 시도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팔꿈치 부상 회복 후 복귀한 97년 구와타는 10승 7패 평균자책점 3.77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냈다. 가부키 동작을 응용해 돌아온 2002년에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2.22(1위)로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2002년 이후 구와타는 급격한 하락세를 걸었다. 절권도의 필살 일격 방식은 힘을 한 곳에 집중한 나머지 투구폼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구와타가 요미우리에서 쌓은 승수는 4년간 9승에 불과했다.

'반골의 에이스', 도전은 계속된다

구와타는 넘쳐나는 '반골 기질'로 유명했던 선수다. 코칭스태프에 마구 항명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한창 연승을 달리며 리그의 대세가 되던 팀의 기세를 자주 꺾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반골의 에이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실제로 구와타는 88년에는 6연승의 야쿠르트를(6월 25일) 격침했고 91년에는 9연승의 히로시마를(5월 20일) 주저앉혔다.

92년에는 7연승의 야쿠르트(8월 17일), 6연승의 주니치를(9월 16일) 그리고 7연승의 한신(9월 22일)의 연승을 각각 저지한 바 있다. 98년에는 6연승의 한신을(4월 24일), 99년에는 12연승의 주니치(4월 17일)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2006' 시즌까지 20년 통산 173승을 거둔 구와타는 은퇴가 아닌 새로운 무대에 도전했다. 구와타를 받아들인 곳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위가 과거만 못해서인지 구와타의 '반골투'는 예전만큼의 위력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첫 등판이었던 6월 1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홈런 선두를 달리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24호 홈런을 헌납, 기록을 더해주었다.

또한, 지구 선두 밀워키 블루어스 전에서 0.2이닝 7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첫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예전 '대세를 거르던 반골 투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은퇴가 선택의 대세가 되는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낯선 곳에 건너가 더 큰 무대에 도전했다는 것. 그 도전정신 만으로 구와타는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반골의 에이스'란 호칭을 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사진=MLB.COM>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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